2026. 1. 13.
어떤 사람은 사람을 볼 때, 좋은 점을 먼저 본다.
이런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하여 어떤 종류든,
판단 같은 것을 하지 않고
무엇을 하든, 의심 없이 좋은 의도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와 반대되는 사람이다.
사람은 모두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을 마주할 경우,
‘이 사람도 별로’라는 전제로 대하곤 한다.
전자의 경우, 사람에게 실망할 일이 많아지고
후자의 경우, 사람을 좋아할 일이 많아진다.
궤변 같지만 정말 그렇다.
모든 순간 사람은 이기적인 생각을 할 거야.
중요한 순간 사람은 이기적인 선택을 할 거야.
중요한 순간이란 이런 순간이다.
이기적이지 않으면 내가 희생하게 되고 해를 입게 되는 순간,
이를테면, 배가 곯아 정말 죽기 일보 직전인데 음식이 한정적인 순간!
이럴 때 사람은 자기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 때문에 모두가 별로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이 매 순간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 해도
그 생각이 곧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별로인 와중에 '이 사람은 괜찮네' 하는 경우는,
이기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매우 적은 사람을 볼 때이다.
다른 말로,
이타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을 볼 때, 희망 같은 것을 느낀다.
가까운 사람 중에 매 순간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걸 들키는 사람이 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매 순간 자기 자신이 어떻게 될까, 두려워하는 감정도 들킨다.
이타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고
이기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은 매사 전전긍긍이다.
측은하기론 별로인 사람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결론적으론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이타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은, 옆에 두면 든든하고 기댈 수 있어서 좋고
이기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은, 두려워하는 게 너무 느껴져서 측은하다.
나는 나보다 더 이타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기대며 살고 있고,
동시에 나보다 더 이기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어깨를 내주며 살고 있다.
사람을 싫어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이 측은하게 보일 때,
마음의 평정을 찾는 편이다.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순간이 앞으로 더 적어졌으면 좋겠다.
측은한 사람에게 어깨를 내어줄 수 있도록.
사실은 이런 생각조차
이기심(마음의 평정을 찾고 싶은)에서 발현되었다는 점이 함정이긴 하지만.
평소 매우 부정적인 나인데 이렇게나 긍정적인 이야기로 하루를 마무리하다니...
왠지 잠이 잘 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