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첫 수업 이후로 간 다음 수업에서도 똑같은 일은 계속 반복되었다. 등록 인원의 절반 이하의 수강 인원, 수업 시간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세 안내, 나의 집중지도는 빈도와 시간은 줄었지만 여전했다. 처음 오시거나 잘 못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그분 역시 집중지도를 받았다.
아 이것이 이분의 방식이구나
학창 시절 단체 PT에서 처음으로 각종 운동 자세를 배울 때 제일 부진했던 나는 그 당시 강사님께 한탄을 했다.
나 저는 빨리 못하겠어요
당시 강사님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요
‘제대로 하는 것’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운동 능력 향상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나를 하더라도 안 다치고 제대로 하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이 수업은 자세를 잘 모르고 못하는 나에게 딱 맞는 수업이었다. 그 뒤로는 나는 잘 못하니까 내 자세라도 제대로 보려고 맨 앞자리에서 수업을 들었다.
불행히도 나만 이 수업을 좋아한 것인지 다들 사정이 있으신 건지 수강생은 그 뒤로 쭉 10명 안팎이었다. 나오는 분들만 나오는 수업이어서 강사님은 이제 이름을 다 외우시는 수준이 되었고 맘이 편해지셨는지 수업 앞뒤로 잡담을 한 두 마디씩 하셨다. 꾸준히 나오시던 분이 가끔 못 나오면 ‘왜 저번 시간에 안 오셨어요!’라는 농담 반 진담 반 한 마디까지. 운동은 안 하고 이런 한 두 마디 잡담한다고 안 좋아하셨을 분들도 있으셨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미 이 강사님과 잘 맞아서 눈에 콩깍지가 씐 것인지 그다지 거슬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왜 안 오셨어요!’라는 이야기를 안 들으려고 ‘운동 가기 싫어!’를 마음속과 육성으로 외치며 꾸역꾸역 수업에 나갔다. 그리고 또 다른 불행은 계속 수업을 꾸준히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바둥바둥거리는 몸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