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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 거북이 Oct 22. 2024

운동 도전기: 타바타 - 4

'그냥 해버림'이 나은 꾸준함

  그렇게 수업을 나가던 어느 날, 이제 들던 무게를 들면 강사님이 더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한다며 한마디를 하시기 시작하였고... 내 몸은 운동 실력은 안 늘면서 더 무거운 무게를 갈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무게를 조금씩 올렸다. 쓸데없이 무게 적응도는 빠른 나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학창 시절 중간 기말고사 직전에 속성으로 한 체육 이론 수업에서 들은 기억 저 건너편에 ‘운동의 원칙’ 중 적응, 과부하, 특이성, 점진성, 계속성의 원리 등이 떠올랐다. 운동의 원칙에 따르면 몸이 적응하기에 무게는 계속 올려야 하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힘들어서 강도를 올리고 싶지 않았으나 어쩌겠냐. 몸이 더 높은 수준의 무게를 원하는 것을. 그리고 운동은 원래 힘든 것이라는 것을.

  점심시간에 수업이 있어서 별 일이 없다면 수업을 빠질 수 없었고 이런 어쩔 수 없이 꾸준히 나갈 수밖에 없었던 환경(추가로 빠지면 듣던 강사님의 한 소리)은 나의 출석률에 영향을 미쳤다. 한 번은 꽃구경을 핑계로 팀원들과 점심시간에 벚꽃구경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난 뒤 우연히 강사님을 마주쳐버렸다. 일부러 수업 듣는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점심을 먹는 치밀한 계획을 세웠으나 완전히 실패했다. 알고 보니 우리가 점심을 먹은 건물 근처에서 수업 끝나면 항상 커피를 드신단다. 매우 불행한 우연이었다. 심지어 이 날은 회사 앞 하천길에서 우리 쪽으로 질주하던 고라니(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 ‘동물’이 맞다)를 마주쳤는데 그것보다 이런 곳에서 강사님을 마주친 것이 더 충격이었다. 다음 시간에 바로 강사님은 ‘꽃구경 간다고 수업 빠지신 게 언제였죠?’라는 확인 사살 질문까지 받아버려 그 일은 기억에 박혀버렸다.

  이런 운동을 장려하는 환경(?)때문에 나는 맨날 ‘운동 가기 싫어’를 외치지만 결국은 수업을 갔고, 운동 권태기가 왔을 때에도 결국 계속 운동을 했다. 김연아 선수가 현역 시절 ‘무슨 생각하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라는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는 대답을 한 것을 우연히 보았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하기 싫은 맘과 싸운다. 하지만 그런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그냥 해버림’이 결과에 큰 차이를 낸다.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보면서 ‘싫어도 그냥 하는 사람’과 ‘하기 싫으면 그냥 안 하는 사람’의 차이를 직접 보니까 더더욱 그것을 느꼈다. 이 회사에 와서 자신이 처음 하는 게임을 업무로 하게 되었을 때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보았다. 그분들은 업무로 자신의 취향에 전혀 맞지 않은 게임을 최선을 다해 ‘그냥 해버렸다’. 이런 태도를 가지신 분들은 업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그냥 묵묵히 스트레칭을 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경기에 임했던 김연아 선수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말이다.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묵묵히 하는 것은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내가 운동을 그냥 해버린 결과는 몸에 서서히 변화로 나타났다.

이 브런치 주소의 JDI는 'Just Do It'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말 그래도 '그냥 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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