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걸어서 경주 여행 - 1

감성 젖은 밤에 급작스러운 여행 예약하기

by 운동하는 거북이

딱 작년 이맘때였다. 여행을 가고 싶었다. 일본 가는 비행기표를 찾아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높았다. 갑자기 2, 3주 뒤에 여행을 가려고 하니 땡처리 항공권은 평일 출발인 경우가 많았고 주말 특가 항공권은 이미 매진된 지 오래였다. 결국 비행기에 구애받지 않는 국내 여행을 찾아보았다. 그 목적지는 경주였다.

국내 여행은 보통 가족들과 갔고 급작스러운 여행에 같이 갈 사람이 없었다. 나는 친구와 같이 여행을 가본 적이 딱히 없었고 그 당시 직장 스트레스로 어딘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으므로 혼자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렇게 결심한 날 밤에 기차표와 숙소 예약까지 다 끝냈다. 경주를 가게 된 계기는 순전히 끌리는 곳이었기 때문이었고 큰 이유는 없었다.

최근에는 1인 여행자가 많아져서인지 게스트 하우스에 1인실이 있는 경우가 꽤 있다. 게스트 하우스는 2층 침대를 여러 개 놓고 여행객들과 친목 도모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나 정말 여행객들이 조용히 잠만 자는 곳인 경우가 많았다. 혼자서 숙소를 사용하면 2인 요금을 혼자서 지불해야 해서 부담이 되지만 게스트 하우스 1인실은 절반 정도 가격만 지불하면 되고 안에 개인 화장실이 있기도 해서 편하다. 그렇게 난생처음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다.

이동 수단은 왕복 KTX 특실을 예약했다. 항상 기차 특실이 궁금했다. 비행기는 이코노미 좌석과 비즈니스 좌석의 가격이 꽤 크지만 기차는 그 정도의 가격 격차는 아니었다. 생애 첫 KTX 특실이라니!

여행 계획은 찬찬히 짜야겠다는 생각으로 뿌듯한 마음에 예약을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1, 2주 후 여행이 임박해서 여행 계획을 짜게 되는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라톤 대회의 맨 뒷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