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정의하면 생각을 지배합니다.
광복 80주년 기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젠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 나왔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선조의 국적은?'
'당연히 일본입니다.'
숨이 턱 막혀왔습니다.
왜 이런 답이 나왔을까를 오래 생각했습니다.
이름이나 명칭을 잘못 정의하면
이런 단순하고 왜곡된 결론이 나옵니다.
'일제식민지 시대'라고 쓰는 건
일본 입장에서 식민지화한 시각입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또는 '항일 독립 전쟁기'라고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안중근 '의사'라는 표현도 다시 봐야 합니다.
의사라는 단어가 나쁜 뜻은 아니지만
'민간인으로 의로운 일을 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쓰려면 안중근은 대한의군 참모 중장으로,
군인 신분으로 특수작전을 수행한 장군이었으므로
'안중근 참모 중장', '안중근 장군'이라고 써야 옳습니다.
작전 후, 체포되고 난 후에도
그는 '전쟁법상 적군의 포로로 취급하라'했고,
사형 직전에 유명한 글을 남겼습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독립운동' 역시 정확하게는
'독립 전쟁'이라 해야 합니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전투를 수행했고
목숨을 걸고 일제에 항전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국민 국적이 일본이라고 해석하는 순간,
독립 전쟁을 수행한 수많은 선조들의 희생을
'내란'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안중근 의사'로 표현하는 순간,
안중근 장군은 '테러리스트'가 됩니다.
'독립운동'으로 표현하는 순간,
모든 숭고한 선열의 독립 항쟁이
소극적 운동으로 축소, 왜곡됩니다.
이런 잘못된 이름과 명칭이 혼란을 줍니다.
그게 일본이 바라온 역사해석이고요.
이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현상을 어떤 이름으로 정의하는가.
멀리 볼 거 없고,
다른 이의 용어사용을 평가하기 이전에,
저부터 적확한 용어를 쓰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그 작은 실천과 노력이
지금을 이끌어온 선조의 희생과 헌신에
제대로 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 오는 오늘 새벽에는
광복절에 게양할 태극기를 준비합니다.
*에필로그
이 글은 '별게 다 궁금한 역사이야기'에 쓰려던
내용 중 일부였으나 아침에 한국사 일력을 보고
그간 생각했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