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효녀'가 '제법 효녀'로. 고맙다.

바다 건너온 커피 향기의 따뜻함

by 글터지기

밖에는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고,

날은 점점 쌀쌀해져서 주말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합니다.


어제 기어코 흰머리 소년(아버지) 이불을

가을 겨울용으로 교체해 드리면서

전기장판도 꺼내 교체해 드렸습니다.


날이 이렇게 쌀쌀해지면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아이스보다는 따뜻한 커피가 당깁니다.


겨울 커피하면 역시 '맥심 봉다리 커피' 였지요.

종이컵에 간편하게 타서 마실 수 있으니

일을 하면서도, 잠시 휴식할 때도 좋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우리 집 커피는

'말로만 효녀' 덕분에 헤이즐넛을

원두로 내려서 즐기고 있습니다.

(말로만 효녀 : 캐나다에 이민가 있는

두 살 터울의 제 여동생입니다.)


캐나다 현지에서 판매한다는 커피 원두를

꼴에 커피 좋아하는 오빠라고

세일할 때 사 두었다가 보내주는 거지요.


커피를 보내줄 때에는

흰머리 소년 드시라고 비타민 등

몸에 좋다는 기능성 보충재를 함께 보냅니다.


이럴 때 보면 '말로만 효녀'라기보다는

'제법 효녀' 같아 보입니다. ㅎㅎ


며칠 전, 캐나다에서 보낸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보내온 커피 중 하나는 특별하다네요.

겨울에 마시는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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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제자리'이신 흰머리 소년은

헤이즐넛 커피가 맛이 없다며

무설탕 봉다리 커피를 드시기 때문에

비타민만 얼른 챙겨서 방에 들어가시지요.

(달달하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말로만 효녀에게 고맙다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말로만 효녀는 매일 흰머리 소년과

한 시간은 통화를 합니다.

잔소리 대마왕이기도 하니까

둘이 투닥이기도 하고, 제 흉을 보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게 또 서로의 하루를 채우는 정겨움이고요.


아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정겨운 소식과

쓸데없는 수다가 더 좋으실 겁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도 흰머리 소년은 말합니다.

"효도는 딸이 하지, 네가 하냐?"


하하하. 누가 뭐랍니까?

"효도를 아들이 하든, 딸이 하든

아버지는 복 받으신 거라고요" 하하


비가 추적이는 오늘 같은 날이면,

이제 바다 건너에서 건너온 커피 향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말로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말로만 효도를 하는 동생 덕분에

따뜻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멀리 있지만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 닿는 사람이지요.

이 글을 통해 특별한 감사를 보냅니다.


"말로만 효녀야!

계속 고딴식으로 해줘서 고맙다!!" 하하하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목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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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오늘은 1979년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부마민주항쟁을 시작한 날이군요.

부산과 마산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유신 철폐를 요구하는 대규모 항쟁이 벌어지자

정부는 이를 강경하게 진압했습니다.


이후 사건 처리를 두고 정권 내부에서도

갈등이 벌어지는 등 유신 체제를 붕괴시킨

결정적 역할을 한 항쟁입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모든 건,

선배세대의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이라는 걸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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