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보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지난주부터 헬스장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확인하고 싶어 집니다.
다행히 손목에는 스마트 워치가 있어서
실시간으로 몇 걸음을 걸었는지,
에너지 점수가 몇 점인지 알려줍니다.
잠잘 때도 손목에 차고 자면
수면 점수가 숫자로 표시되니
편리하고 확인하기 쉬운 시스템입니다.
삶을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 연속입니다.
쓴 글이 몇 개나 될까?
하루 2개 글을 쓰면 한 달이면 몇 개일까?
새벽 글을 써온지 며칠이나 됐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숫자가 따라다닙니다.
심지어 급여나 수입도 숫자로 표시됩니다.
숫자가 높으면 괜히 으쓱해지고
반대라면 의기소침해지는 일상이지요.
그럼 숫자가 높다는 건 누구 기준일까요?
옆에서 러닝머신을 걷고 있는
이름 모를 경쟁자 보다 높다는 걸까요?
내 평균보다 높다는 걸까요?
비교 대상이 있어야 높고 낮은 기준이 생깁니다.
방문자수를 비교하고, 지수를 비교하고
급여를 비교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삶의 기준을 생겨났습니다.
기준이 때로는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숫자가 비교를 낳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노력과 진심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표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숫자는 단순한 '기록'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비교하려면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라고.
이 말조차 완전히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교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나를 증명하는 건 언제나 '꾸준한 마음'입니다.
이 꾸준한 마음을
숫자로 증명하려 하지 마세요.
그건 증명의 대상이라기보다,
실천의 흔적일 뿐입니다.
숫자에 매몰되면 숫자가 나를 지배하겠지만,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숫자는 따라올 겁니다.
오늘의 점수보다 중요한 건,
오늘도 해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이거 하나로 충분한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