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그 이상
유독 펜에 욕심이 있다는 걸
아는 친구나 지인은 기념일이면
이름이 각인된 펜을 선물해 주곤 합니다.
만년필과 볼펜으로 쓰는 일상은
제겐 오랜 취향이고, 그 선물들은
삶에서 가장 소중한 소장품입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서는 ‘글터지기’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자 사인이 담긴 책을 받을 때도,
북콘서트에서 사인을 받을 때도
늘 닉네임으로 사인을 부탁합니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또 다른 나를 불러내는 마음 때문이겠지요.
어제 제 닉네임이 각인된 선물을 받았습니다.
애드포스트 수익으로 한 달에 한 분께
책을 선물하는 <동기부여의 선순환>이라는
작은 이벤트를 소박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선물을 드리며 바라는 건 단순합니다.
읽고 싶은 책을 선물받았다는 기쁨,
글로 소통해 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을
서로 공감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마음입니다.
이달에는 소중한 이웃
‘오빛다’님께 책을 선물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yasi0004
그런데 작은 답례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처음엔 정중히 사양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받으려고 드린 게 아니다’라는 말도 떠올랐지요.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드릴 때도
그저 마음 한 조각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을 텐데,
그 마음을 정중히 거절하는 게 오히려
더 예의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쾌히 "얌체 같이 낼름 받겠습니다" 했습니다.
어제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일단 사진으로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선물 하나하나 개봉을 하면서
어떤 감동이었을지 짐작이 가시지요?
평소 가장 아껴 사용한다는 블랙윙 연필,
'글터지기' 닉네임이 각인된 연필 깍지,
따뜻한 티백 세트.
그리고 마지막에 꺼내든 바다 풍경 엽서에는
정성스런 손 글씨로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편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가 받은 건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삶의 일부를 기꺼이 나눠주신 마음이 아닐까.
그 마음이 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다가 펼쳐진 엽서에 쓰인 손 편지.
그냥 '감동입니다'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입니다.
고이 모니터 옆에 부착했습니다.
매일 감동하는 날이 될 겁니다.
제가 받은 것은 선물이 아니라
'정성의 온도'로 전해진 마음이었습니다.
소중한 선물, 아니 마음.
너무나 감사하고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