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지 않은 것도 많았습니다.
올해를 돌아보면 시작해 놓고
그만둔 것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도전 실패!', '땡! 탈락!!'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금연을 하겠다던 다짐도,
투잡을 열심히 해서 여유자금을
만들어야겠다던 마음도...
세어 보면 노트 한 권쯤은 거뜬하게 차겠지요.
반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만두지 않은 것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게 더 중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글쓰기를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잘 쓰겠다는 욕심은 여러 번 내려놓았지만
아예 쓰겠다는 마음은 내려놓지는 않았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면 서재에 앉았고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몰라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던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건너 뛰자'라는
마음만큼은 끝내 하지 않았습니다.
일상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일이 고단한 날이면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트럭에 올랐고
정해진 시간에 물건을 나르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책임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게 제 삶의 리듬이라는 걸
이제는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흰머리 소년과의 투닥거림도
역시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말투에 상처받고,
사소한 일로 언성을 높인 날도 있었지만
결국 같은 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함께 마시는 커피 한 잔,
말없이 나누는 식사 한 끼가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시간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사소한 일상들이 쌓여서 지금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으쌰으쌰 1일 1포 챌린지’,
‘블로그는 마술이다’,
‘미라클 주니’ 프로그램까지.
함께 버텨주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중간에 내려놓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적어보니
제가 올해 그만두지 않은 것들은
대단한 성취나 목표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지속이었습니다.
글을 쓰고,
일상을 살아내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쌓아온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또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되겠지요.
하지만 또 많은 것들을 이어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