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시작하며 다짐하는 '두 가지'

반갑다! 3월아!!!

by 글터지기

3월의 첫 출근 날입니다.


달력이 바뀌어도 우리 같은 신선식품 배송 노동자에게 공휴일은 그리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대체 공휴일이든, 그냥 공휴일이든 물건은 제때 나가야 하니까요. 다만 오늘 같은 날은 도로가 조금 한산하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아직 덜 깬 도시를 가로지르며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3월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이 납니다.


이번 달에는 욕심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서 3월은 딱 두 가지만 붙들어 보려 합니다.


첫째는 '종이책 퇴고하기'입니다.


1월에 시작한 퇴고가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했습니다. 매일 새벽 한 시간, 그날 다룰 분량을 미리 읽어 보겠습니다. 일과 중에는 문장들을 곱씹어 보고, 퇴근 후에는 본격적으로 고치고 덜어내려 합니다. 쓰다 보니 처음 의도와 다르게 장황해진 부분도 보이고, 괜히 힘이 들어간 문장도 눈에 띕니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다시 써야 할 부분은 기꺼이 다시 쓰겠습니다. 애써 써 내려간 문장을 지우는 일도, 결국은 더 나은 문장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둘째는 '소중한 사람 챙기기'입니다.


그간 읽고 쓰는 일에 마음이 쏠려 있다 보니 자연스레 뒤로 미뤄둔 시간이 있습니다. 흰머리 소년과 목욕탕에도 다녀오고, 마음지기와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함께 걷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에게도 안부를 묻겠습니다. 책 속 문장만큼이나, 사람의 온기가 제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시간이 조금씩 여유를 찾는다면, 지금 읽고 있는 '토지 다시 읽기'도 틈틈이 이어가겠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끊기지 않게. 그것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요즘 포스팅하는 글의 대부분은 배송 중 '음성 입력'으로 초안을 남깁니다. 차 안에서 떠오른 생각을 말로 풀어 저장해 두고, 퇴근 후 그 문장들을 다시 불러와 맥락을 정리합니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시간을 아끼면서도 생각을 소리 내어 꺼내 보는 훈련이 되니 제게는 꽤 의미 있는 방식입니다.


3월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더 깊이로 가는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종이책 한 권을 끝까지 붙들어 보는 힘, 그리고 사람 한 명의 손을 조금 더 오래 잡아주는 마음.


내가 써 놓은 이 다짐 같은 표현들이, 결국 '나를 길들인다'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겠습니다.

"반갑다! 3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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