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대림 배드민턴 클럽』
작년 9월, 종이책 원고를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생활의 균형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지만, 몸은 그만큼 쉽게 지치기도 합니다.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던 어느 날, 다니던 배드민턴 클럽에서 결국 탈회를 했습니다.
운동을 완전히 그만둘 생각은 없었습니다.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해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어릴 적 선수 생활을 했던 탁구를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배드민턴과는 조금 떨어진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시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형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배드민턴 클럽에서 임원을 맡게 되었는데 홍보를 좀 도와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평소 저는 그 형님께 늘 같은 말을 해 두었습니다.
"형님이 뭐 하자고 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라도 도와드릴게요."
그 말이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거절할 이유도, 거절할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배드민턴 라켓을 잡게 되었습니다.
제가 새로 가입한 곳은 충주 『대림 배드민턴 클럽』입니다. 충주시 대림초등학교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어 1년 중 대부분의 날에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시설도 2년 전에 새로 정비되어 쾌적하고, 냉난방도 잘 갖춰져 있어 운동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게다가 회비는 제가 다녀본 클럽 중 가장 합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 클럽이 더 인상 깊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클럽 임원 몇 분이 학교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는 선행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함께하는 공간이 단순한 취미 모임을 넘어 지역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식 클럽으로 출발한 지는 아직 몇 해 되지 않았습니다. 임원진을 구성하면서 저는 '홍보'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홍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는 분명했습니다. 기왕 시작한 일이라면 대충 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충주시 협회장 주관 대회가 열립니다. 홍보를 맡은 사람으로서 참가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오랫동안 운동에서 멀어져 있던 몸으로 예선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 하나, '미라클 주니' 오프라인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제가 계속 운동을 하는 이유는 승부 때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클럽의 첫 월례회가 열렸습니다. 누군가는 음료수를 가져왔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과일과 피자를 한 아름 들고 왔습니다. 임원들은 회의록을 정성스럽게 정리하며 올해의 계획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작은 체육관 한편에서 2026년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오랜만에 라켓을 잡은 사람도 있습니다. 실력도, 나이도, 사는 모습도 제각각이지만 코트에 서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다시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이유는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라기보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함께하기로 한 약속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을 위해 또 열심히 운동을 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