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 남편이라고?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 제인도 지음

by 글터지기

오디오 북을 오래 듣다 보면 늘 '오늘은 무엇을 들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일하면서 주로 듣기 때문에 '소설'을 선호하는 편이지요. 그런데 어지간한 소설은 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추리물'은 그다지 즐겨 듣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1주일은 추리 소설 시리즈 두 권을 들었습니다.


제인도 작가의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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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강렬한 소설입니다.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고?'라는 의문이 생겨 듣기 시작했다는 편이 맞을 겁니다.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1권에서 주인공은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인물입니다. 이 설정만으로도 이미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5년이 지나 사망 선고를 받은 날, 죽었던 남편이 '정신병원'에 있다며 돌아옵니다. 충격적인 점은, 분명히 그녀의 남편이 아닌데도 시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은 그가 남편이라고 확신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경찰의 지문 인식조차 그를 '동일 인물'로 판별합니다.


주인공만이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됩니다.


주인공은 눈앞의 남자가 남편일 리 없다는 확신 속에서, 그의 정체를 벗기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단순한 추적이나 조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편'으로서 행동하고, 일상의 모든 단서들이 오히려 그를 진짜로 증명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듣다 보면 주인공과 함께 점점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확신은 흔들리고, 의심은 점점 커집니다. 그리고 그 틈에서 긴장감은 극도로 끌어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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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는 시점이 전환되며 이야기가 또 한 번 뒤집힙니다. 이번에는 '돌아온 남자'의 시선에서 서사가 전개됩니다. 그는 여주인공이 남편이었던 자신의 친구를 죽였다고 확신하며 접근합니다. 여기서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구조로 확장됩니다. 누구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두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을 파헤치려 합니다. 특히 남자가 해커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를 추적하는 과정은 이야기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독자를 더욱 깊이 끌어당깁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진실이 무엇인지 독자 모두가 아는 상태'에서 이야기 전개 과정이 너무나 궁금해진다는 점입니다. 이 궁금함과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는 점이 다른 소설에 비해 탁월한 느낌입니다.


일반적인 서사는 단서를 쌓아가며 점차 정답에 가까워지지만, 이 작품은 오히려 단서를 쌓을수록 혼란이 깊어지는 구조를 취합니다. 독자는 한쪽의 시점에 몰입했다가도, 다른 시점으로 넘어가서 서로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말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이야기의 속도감입니다. 두 권에 걸쳐 이어지는 추적과 의심, 그리고 반전의 흐름은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고, 독자는 자연스럽게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단순히 사건의 전개만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 변화까지 함께 밀어붙이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즐겨 듣지 않는 '추리 소설'이지만, 지난 한 주는 일하면서 몰입해 들으며 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토리 전반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지금이지만 결국 읽어보거나 들어봐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남겨 두려 합니다.


추리 소설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꼭 한 번 읽거나 들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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