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이 성장을 만든다면, 리듬은 꾸준함을 만듭니다

'루틴'과 '리듬'을 생각하며

by 글터지기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 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만들고, 그 결과를 엑셀 파일에 O와 X로 기록하는 일은 어느새 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동그라미가 하나씩 쌓일 때마다 묘한 희열이 있었고, 그렇게 몇 개월을 이어가다 보니 행동은 습관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그것을 '루틴의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그 힘을 믿었고, 그래서 하나씩 또 하나씩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읽기, 쓰기, 계획하기, 운동, 정리 같은 항목들이 늘어나면서 처음에는 성취의 목록이던 것들이 점점 지켜야 할 목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글쓰기가 그랬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오늘도 숙제처럼 써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고, 글이 잘 써지는 날은 괜찮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마치 숙제를 붙잡고 있는 초등학생처럼 억지로 문장을 이어가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왜 새벽에 일어나는 걸까?, 정말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그 질문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며 결국 내린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저는 '읽는 사람'이 먼저이고 '쓰는 사람'은 그다음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책을 읽을 때 가장 편안했고, 읽은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쓸 때 가장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쓰는 것'을 앞에 두고 그것을 해내기 위해 새벽을 깨우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바꿨습니다. 많이 읽고 싶은 날에는 많이 읽고, 쓰고 싶은 날에는 충분히 쓰기로 했습니다. 어떤 날은 읽기만 하고 출근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글 하나에 깊이 몰입하는 날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몇 분은 읽고 몇 분은 쓰는 식으로 시간을 나누어 계획하는 것이 성실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계획이 어떤 날에는 기쁨이 되고 어떤 날에는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계획보다 내 상태를 먼저 바라보려고 합니다.


루틴은 분명 저를 여기까지 끌어올린 힘이지만, 그 루틴이 저를 옭아매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선택이 바로 '리듬'입니다.


많이 읽고 싶은 날에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싶은 날에는 많이 쓰며, 그 과정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꾸준히 갈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저는 루틴을 지키는 사람이면서 리듬으로 이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만의 '리듬' 위에서 조금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싶습니다.


성장은 루틴이 만들고, 지속은 리듬이 만듭니다.


그래서 오늘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오늘은 퇴고만 하겠다."라는 얍삽한 핑계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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