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따뜻하고 소중한
최근 아주 사소한 아이템 두 개를 구매했습니다.
'텀블러'와 '휴대용 북 라이트'.
배송 노동자에게 평소 필요한 아이템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텀블러'입니다. 매일 두 통에 물과 커피를 나눠 담아 출근하는 일상입니다. 여름에는 아이스로, 겨울에는 따뜻하게 담아 하루를 함께 보냅니다. 사용하다 보면 그다지 비싸지 않으면서도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 1년에 한 개 정도는 구매하게 됩니다.
며칠 전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1만 2천 원에 판매하는 텀블러를 보고 '싸고 괜찮네'싶어서 하나 구매했습니다. 올여름을 책임질 녀석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휴대용 북 라이트'는 잠이 들기 전, 침대에서 읽기 편안한 책을 읽다가 자야겠다는 마음으로 구매했습니다. 그간 다이소에서 여러 가지 조잡한 조명을 구매해서 침대 옆에 설치해둔 라이트가 금방 고장 나는 경향이 있어서, 나름대로는 큰마음을 먹고 구매한 녀석이지요. 물론 가격은 1만 2천 원 정도였습니다. 왜 진작 이걸 생각 못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저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물건처럼 보이는 데, 이 두 녀석이 생기고 나서는 마음이 참 편안해졌습니다.
덕분에, 배송하면서도 물과 커피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고, 잠이 들기 전에는 휴대폰과 전자기기를 서재에 충전해두고 침대에 가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물건을 구매해서 아주 편리하다거나, 아주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의 사소한 물건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랍습니다.
종종 비싸 보이거나, 더 눈에 띄는 결과를 통해서 삶이 나아지거나 편안해진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같은 걸 구매하더라도 유명 브랜드 또는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니 제 일상에서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붙잡아 준 것들은 이처럼 사소하고 하찮게 느껴지는, 아주 조용한 것들이었습니다.
텀블러, 휴대용 북 라이트, 선물 받은 연필 세트, 모처럼 구매한 책...
그 하나하나가 대단한 물건은 아닙니다. 그저 스쳐 지나갈 물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 사소한 하나하나가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함께 할 수 있는, 사소해 보이지만 소중한 것들입니다.
물건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소한 것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고, 가벼워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마음도 아주 사소한 마음이 아닐까.
그 사소한 마음 하나하나가 쌓여 하루의 태도가, 삶의 방향이 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이런 사소하고 별거 아닌 마음을 기록하고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