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경험

'Wag the Dog'

by 글터지기

"Wag the Dog"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지요.


어제, 출근을 앞두고 종이책 원고 2차 퇴고를 마쳤습니다. 물론 아직 손봐야 할 문장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 두 달은 더 붙잡고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책을 쓰겠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11월 중순, 그저 하루에 한 편씩 '그날의 역사 속 한국사'를 정리해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목표도, 깊은 계획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 한 편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덧 120일을 넘어섰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출근하려고 했던 오늘 새벽 시간이, 글을 쓰지 않으면 허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국 역사 이야기를 한 편 쓰고 나서야 집을 나섰습니다.


이제는 하루 한 편을 정리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내용을 요약하고, 흐름을 정리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반복되었습니다. 일하는 중에는 관련된 강의나 영상을 이어 들으며 내용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운전 중에는 음성 입력으로 생각을 남기고, 카톡으로 소통하고, 그 조각들을 모아 글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편하게 소통하려고' 시작했던 음성 입력이, 어느새 글쓰기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저 '한 번 연습이라 생각해 보자'던 기록은, 어느 순간 역사 공부로 이어졌고, 음성 입력도 차츰 습관이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사람이, 이제는 매일 글을 쓰고, 그 글을 모아 책을 다듬고 있습니다. 하루 하나 역사 속 한 편을 정리해 보려 한 게 '공부가'되었습니다. 어쩌면 '음성 입력'도 습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별생각도, 커다란 의미도 없었던 시도였습니다.

그저 가볍게 시작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소한 시도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즐거움이 되고, 나아가 그 즐거움이 결국 또 하나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생각한 문장이 첫 문장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무엇인가 목적이 있어야 꾸준함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겪어 보니, 때로는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가볍게 시작한 일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그 일이 나를 끌고 가기 시작합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크기가 아니라 멈추지 않고 이어간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이 작은 꼬리 같은 습관 하나가

언젠가 삶의 방향을 바꾸는 몸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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