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를 바라보며

유통은 '사람'이 핵심입니다.

by 글터지기

"리베이트"

물건을 거래하고 구매자에게 판매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일종의 환급 방식입니다.

단순하게 본다면 가격 조정의 한 형태입니다.


1,000원짜리 물건을 900원에 납품하는 것과, 1,000원에 납품한 뒤 100원을 되돌려주는 것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같은 결과입니다. 결국 손에 쥐는 금액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세금 처리만 문제없다면 큰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누가 후정산을 받느냐'에서 시작됩니다.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사업자가 리베이트를 투명하게 정산 받는 구조라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많은 매장은 물건을 발주하는 담당자와 실제 운영자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때 리베이트가 ‘회사’가 아니라 '개인'에게 흘러가는 순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느 매장의 발주 담당자가 특정 납품업자와 합의를 하고, 일정 품목을 들여올 때마다 리베이트를 개인 계좌로 받는 구조를 만듭니다. 이 경우 담당자에게 중요한 기준은 '매장의 이익'이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는 리베이트의 크기'로 바뀌게 됩니다.


그 결과는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리베이트가 높은 상품이 매대에 더 많이 올라옵니다.

소비자가 찾는 제품이 아니라, 담당자에게 이익이 되는 제품이 진열됩니다.

실제로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매장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어느 매장에서 건어물 품목에 리베이트가 걸려 있다면, 점점 건어물 매대가 커집니다. 그 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다양한 상품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갑니다. 매장은 점점 단조로워지고, 고객의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구조가 '소비자'에게 절대 이익이 될 리 없다는 겁니다. 1,000원짜리 물건을 900원에 납품하는 물건의 판매 가격과, 리베이트를 받는 품목의 판매 가격이 절대 같아질 리 없기 때문입니다.


백이면 백, 이런 매장은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매출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담당자가 바뀌거나, 매출이 급감해서 거래 조건을 다시 점검하는 순간, 이상한 흔적들이 드러납니다.


"왜 이 제품은 유독 납품가가 다른 업체에 비교해서 비싸지?"


그제야 비정상적인 구조가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 취한 리베이트는 단순한 거래 관행이 아니라, 명백한 법적 문제—배임이나 횡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가 됩니다.


생산자 - 유통업자 - 납품업자 - 소매업자 - 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 안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결국 '모두'가 손해입니다.


결국 리베이트의 본질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입니다.


누구의 이익을 기준으로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매장은 고객을 기준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그래야 물건이 다양해지고 판매는 저렴해지고, 선택도 넓어집니다.


이 이치를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담당자나, 납품업자가 모를 리 없습니다.

매장 운영자가 담당자에게 일을 미루고 확인을 게을리하거나, 담당자의 욕심이 점점 커지거나, 납품업자의 관행이 연결고리가 되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도 '사람'이 핵심입니다.

결국 유통도 '사람'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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