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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와 장원영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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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색과 크기가 평균에서 벗어난 개체는 포식자의 표적이 되기 쉽다. 무리에서 튀면 눈에 띄고, 눈에 띄면 위험하다. 반면, 긴꼬리과부새나 공작의 경우처럼 과장되고 극단적인 외모는 짝 유인에 유리하기도 하다. 생존을 위해서는 평균을 추구해야 하고, 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극단을 추구해야 한다. 포식 압력과 짝 유인 사이에서 극단성과 평균성을 조절하며 균형을 잡아간다.

2. 한 연구에서 남녀 얼굴 여러 장을 디지털로 평균한 합성사진을 만들고 참가자에게 매력도를 평가하게 했더니 합성 얼굴이 개별 얼굴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평가됐다. 합성에 들어간 얼굴 수가 많을수록 더 매력적이라는 선형 경향도 나타났다.* 평균에 가까운 얼굴일수록 예쁘고 잘생겼다고 느낀다는 의미이다.** 놀랍게도 차은우와 장원영은 극단에 있는 얼굴이 아니라 평균의 얼굴에 가깝다.

3. 인간에게 미의 기준은 극단이 아니라 평균이라는 것, 짝의 선택에서도 평균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인간은 짝 선택에서도 생존 압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뜻은 아닐까. 인간에게 짝은 단순한 번식을 넘어 생존과 안정을 위한 장기적 동반자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 J. H. Langlois et al.(1990), 'Attractive faces are only average', Psychological Science


** 성적 이형성 등 다른 조건들도 매력에 중요한 요소라는 후속 연구들이 있지만, 평균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부정되지 않는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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