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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철 Nov 22. 2024

4박5일간 주어진 식사는 단 10끼!
도쿄 만찬②

도쿄 맛도리를 찾아라 후속편! 조금은 생소한 몬쟈야키부터 탄스튜까지!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하지만 도쿄 맛도리를 찾아라 제2편은 계속된다~


1편보다는 조금 생소한 음식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게 나도 이번에 일본인에게 추천 받아서 처음 먹어본 것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 봐도 정말 작은 차이로 3.5점에 달성하지 못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만큼 3.5점 이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겉으로는 잘 웃고 친절해도 속은 어마무시하게 엄격한 일본인들...! 호호 


6. 오코노미야키 말고 몬쟈! 몬쟈가 뭐쟈?< 月島もんじゃ もへじ 本店 츠키시마몬쟈 모헤지 본점> 타베로그 평점 : 3.65
7. 맛보다는 분위기를 택했다. 요코스카 미술관내 레스토랑 <ACQUAMARE> 타베로그 평점 : 3.49
8. 일본 왔으면 스시는 먹고 가야지 <築地すし大 本館 츠키지스시다이 본관> 타베로그 평점 : 3.56
9. 도쿄 최애 브런치 가게 <ベーカリー&カフェ 沢村 広尾プラザ 베이커리&카페 SAWAMURA 히로오플라자점> 타베로그 평점 : 3.51
10. 탄 거 아니고요, 규-탄(소혀)가 들어간 스튜라서 탄스튜 <銀之塔 긴노토> 타베로그 평점 : 3.52


 일단 몬쟈야키는 도쿄여행을 가면 꼭 먹는 것 중 하나다. 

 

 오코노미야키도 물론 본토인 일본이 가장 맛있긴 하지만 이제 서울에서도 어느 정도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를 먹을 수 있다. 근데 몬쟈야키는 가게 자체도 드물다. 

 오코노미야키는 오사카나 히로시마가 유명한 반면에 몬쟈야키는 도쿄 명물이다. 츠키시마(月島)역 근처에 몬쟈거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골목 상점가 전체가 한집 건너 한집 불사하고 대부분이 몬쟈야키를 팔 정도로 몬쟈에 진심인 거리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저녁 밤에 우리는 몬쟈 거리를 방문했다. 그리고 가장 노포인 모헤지 본점을 가기로! 안타깝게도 자리가 하나 밖에 남지 않았고 그곳은 철판이 있는데 구석진 카운터석이었다. 앉기 전부터 내 땀의 끈적끈적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미쳐. 이럴 때 어떡해야 한다? 바로 맥주 갈겨! 소싯적엔 꽤나 술 좋아했는데 요즘은 건강에도 그닥 좋지 않고 과음하면 다음날 바로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었는데 이 날은 시원한 술 한 잔이 간절했다. 몬쟈야키든 오코노미야키든 모두가 다 시키는 기본 메뉴가 명란모찌(떡)인지라...! (정석 메뉴라 할 수 있다!) 일단 명란모찌 주문! 싹싹한 점원 언니(물론 나보다 어리시다)가 야무지게 몬쟈야키를 촵촵 만들어주신다. 그 꼬숩고 짭쪼름한 냄새가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몬쟈야키는 솔직히 약간 토사물 같이 생겼는데 채소에 생크림과 육수를 넣어서 철판에 쫘악 깔아놓은 다음 점점 걸죽해지는 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초미니 뒤집개로 조금씩 떼어내면서 먹는 방식이다. 달짝 짭쪼름하면서 고소하기도 하고 걸죽하니 제대로 맛이 든 죽같기도 하고 치즈가 쭉쭉 늘어나 피자 반죽 윗부분만 떼어먹는 듯 하고 여러가지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막판에는 살짝 태운다고 해야 하나 치직 소리가 나면서 갈색이 돌게끔 구워놓은 후 먹으면 또 그게 별미다. 

맥주는 무한 마실 것만 같아 사와로 대신했다. 라임사와와 레몬사와. 그리고 정석메뉴인 명란모찌. 옆 테이블도 같은 메뉴.

 예전에 내 위가 좀 더 위대했을 때 둘이서 오코노미야키 3~4개, 진짜 필 받으면 해산물 철판구이 약간 시키고, 마지막엔 야키소바를 꼭 먹었다. 참나 몸은 위대한 채인데 이제 내 소화기능은 왜소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엔 신중하게 몬쟈야키 2종 + 야키소바 + 차가운 술 한 잔!!!!! 정석 메뉴인 명란모찌를 맛있게 해치우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옆 커플도 우리와 메뉴의 궤를 함께하고 있었고 그들은 좀 더 이 몬쟈거리에 능숙해보였다. 함께 두 번째 판으로 넘어갔다. 우리가 두번째로 시킨 건 바로 "먹물몬쟈야키"되시겠다! 추가 토핑으로 또 치즈를 추천받았지만 음~ 좀 더 색다른 거 없을까 고민하니 친절한 점원언니가 레몬을 추천해줬다! 그렇게 아오노리(일본 김가루)와 레몬즙을 살짝 짜서 먹물몬쟈야키를 먹으니 이건 뭐 마치 먹물리조또였다! 박박 긁어댔다. 이미 내 뱃 속 위는 배부르다고 비명을 질렀지만...하아, 여기까지 와서 야키소바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 야키소바는 좀 독특했다. 매운 실고추와 청경채, 그리고 마늘을 볶아서 페페론치노 알리오올리오풍으로 야키소바를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아니 노포인데 왜 이렇게 또 트렌디하셔..? 배운 사람들 같으니라고! 돈쭐내줄 수 밖에!!! 비명을 지르는 위를 살포시 억누르고 야키소바까지 잘 해치우고 왔다. 정말 너무 더워서 살갗이 의자에 쫙 붙어서 떨어질 때 끈적이는 그 불쾌한 날씨 속에서도 진정한 여름 음식답게 맛있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초미니 뒤집개로 요리조리 뒤적이며 먹었던 몬쟈. 알쓰인 짝꿍이 자꾸 일본에선 술꾼인 척 술을 마셔댄다. 그런 벌개진 짝꿍과 그 날 갔던 곳에 대해 이야기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며 먹었던 몬쟈. 여행에서의 식사와 음식은 추억 그 자체인 듯 했다. 

왼쪽이 트렌디한 야키소바, 그 옆에 바로 먹물몬쟈야키+레몬


다음 식사는 요코스카미술관에서의 식사인데! 이는 요코스카 미술관에서 이야기했으니 넘어가겠다. 

사실상 눈앞에 펼쳐지는 도쿄만 바다의 모습이 혀의 감각을 마비시켜버리는 곳인지라 3.49라는 타베로그 평점에는 분명 풍경 점수도 포함되어 있을 거다. 그렇다고 여느 관광지에서 풍경 주니 대충 드이소~ 수준의 음식은 아니었다. 꽤 맛있었고 즐거운 식사였다. 하지만 펼쳐지는 풍경이 압도적이기에 음식들은 평범하게 느껴지고 풍경과 분위기에 묻혀버리게 된다. 그래도 요코스카미술관에 간다면 이 곳에서 유유자적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돌이켜보면 여행에서 제일 여유롭게 한 식사는 이곳이였던 것 같다. 


이미 식당 안에 내리쬐는 햇빛, 조도가 아예 다르다! 음식 찬찬히 보면 좀 신기한데, 다 됐고 으 여기 바다 보면서 먹는 게 최고야!


 그 다음은 짝꿍이 손꼽아 기다렸던 스시! 츠키지시장이 숙소와 가까웠던 지라 요코스카미술관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 돌아가던 차에 스시집에 들렸다. <츠키지스시다이 본관> 역시 꽤 오래된 노포이고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스시를 내놓는 걸로 정평이 나 있던 곳이었다. 자리도 꽤 많아서 별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갔다.  

 메인 쉐프와 보조 쉐프가 있었고 현재 우리나라에 많은 오마카세 타입은 아니였지만 직접 코스 말씀 드리면 하나씩 만들어서 올려주시는 건 비슷했다. 우리 빼고 다 일본인 손님 밖에 없었는데 꽤 자주 오는 듯한 아저씨와 젊은 여성분, 그리고 같이 온 남자 두 분, 우리 이렇게 6명이 앉아있었는데 같이 온 남자 두 분이 서로 조그맣게 맛있네, 오이시이, 우마이 이런 말만 하다가 조용히 나갔다. 그걸 보고 옆자리 아저씨가 아니?? 둘이 아는 사이였어? 어쩜 저렇게 서로 말도 없이 스시만 먹다 가? 라며 쉐프랑 대화를 시도..! 내가 일본어로 곧잘 대답하는 걸 듣더니 쉐프도 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여기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타베로그에서 유명한데 가격이 저렴하더라고요! 

 -그치? 너무 저렴해. 오너 방침이라는데 뭐, 사실은 인당 최소 6만원은 받아야돼...

 -그쵸 하하 그 정도 퀄리티인데...! 

 -나 가끔 긴자 정치인들 많이 오는 곳도 출장 나가는데, 거기랑 여긴 아예 간 자체가 달라. 스시밥을 달게 안 만들어. 왠 줄 아니? 거기 오는 정계사람들은 이런 걸 매일 먹으니까, 달면 질리는 거지. 그래서 간을 엄청 약하게 해. 그래서 스시밥이 맛이 없다니까? 나중에 한 번 가서 먹어봐. 내가 한 말이 뭔지 알거야. 

 -소우데스까. 먹어보고 싶네요 한 번. 이야- 재밌네요 정말. 

 -타베로그 보고 왔다고 했지? 여기 가게 사장들은 다 타베로그 평점에 한 목숨 건다니까. 3.5 넘기려고 다들 필사적이야. 

...등등 엄청 중후하고 멋진 목소리를 가진 분이였는데 목소리와 달리 꽤나 수다를 좋아하시는 분이셨다! 

 

 갑분 업계 얘기에 나 어리둥절, 첫 직장이 영업직이었던지라 맞장구 하나는 기가 막혔던 나. 

 그런 요즘 일본 스시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맛 본 스시 맛도 기가 막혔다. 스시의 밥 부분을 '샤리'라고 말한다. 샤리가 정말 스윽 가라앉아 있어 입 안에서 스시와 잘 섞여 간을 맞춰준다. 여기는 꽤 가격이 저렴하고 직장인들이 많이 오니까 샤리가 좀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내 느낌상 스시가 꽤 큼직하고 밥 비율도 절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드러웠다. 입 안에 넣는데 사라졌습니다, 가 계속됐다. 인당 3천엔, 4천엔 정도인데 큰 새우 넣은 미소장국까지 나오고 꽤나 충만한 스시 코스였다. 고용된 쉐프가 코스 가격이 너무 싸다가 투덜댈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곳이었다. 츠키지시장 근처에 있는 곳이라 그런지 생선들도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역시 일본 하면 스시지! 상당히 만족했다. 


꽤 도톰하고 때깔이 곱디 고운 게 구종 스마트폰 사진으로도 나타난다.
각 스시 한접시 메뉴들, 너무 맛있었기에 식당 앞에서 사진 찍어야 한다며 만면의 미소 띄고 사진 찍은 짝꿍.

 다음 식사는 빵! 일본은 빵식이 꽤 자리잡혀있는 상태라 달고 토핑이 많이 들어있는 가미빵도 많지만 식사빵도 정말 많이 팔고 많이 산다. 대사관이 많은 히로오역 근처 빵집인데 황거런 때 이미 소개한 적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아, 근데 여긴 정말 가봐야 한다. 분위기랑 빵맛, 심지어 커피맛까지 삼위일체해버렸다. 굉장히 분주한 가게인데 왜 이리도 그곳만 가면 여유가 느껴지는지 커피 두 잔씩 마시고 오게 된다 늘. 내가 누군가와 도쿄를 갈 때,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도쿄에 어디 가면 좋냐고 물을 때 내가 늘 자신있게 소개하는 곳이다. 나 또한 일본인 친구에게 소개 받아서 갔던 곳이기도 하다. 예전엔 '모닝'이라는 세트를 팔았었다. 여기 '사와무라' 본점이 가루이자와 지역에 있는데 그 곳에서 소유하는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 직접 만든 소세지와 오믈렛, 빵을 곁들여 요거트와 오렌지주스 조금과 커피를 주는 그런 구성이었는데 본인들 이익이 잘 나지 않는지, 몇 년 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식사 메뉴는 훌륭했다. 여기서도 나 그릇 핥다가 왔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탄스튜!다. 탄(タン)은 규탄의 '탄'으로 소혀를 의미한다. 소혀와 소고기를 넣은 비프스튜를 뜻한다. 이건 사실 내가 도쿄에 가기 전에 회사 일본인 분이 추천해주셔서 한 번 도전해본 음식이다. 그 분도 자꾸 아닌 척 하시는데 꽤 미식가셔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해서 리스트에 올린 음식이다. 결론은 어땠냐? 음 괜찮았다. 근데 별 다섯개 만점 중 세 개 정도였다. 정말 푸욱 고아진 소고기들이 그냥 젓가락으로 쉽사리 으스러질 정도로 부드러웠고 비프스튜도 그냥 인스턴트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맛이였다. 근데 뭐랄까 그냥 내가 경양식의 철학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 함께 주문한 그라탕도 맛있긴 했는데 내 입장 랍스타를 '엄청 맛난 고양맛살'이라고 표현하는 정도인 듯 하다. 어어어엄청 찐해보이는 비주얼인데 의외로 담백해서인지 약간은 기대치에 못 미쳤던 것 같다. 내 혀가 이미 자극적인 맛에 너무 노출된 탓인지? 아니면 좀 더 단순명료한 맛을 원하는 건지? 혹은...핸드폰 충전을 부탁했는데 단박에 거절하는 주인장의 냉정한 모습에 약간 상처 받은 건지? 여튼 도쿄에 한 달 정도 있다면 다시 먹을 생각이 있지만 아마 그 미만으로 체류한다면 또 먹진 않을 듯 하다. 이 곳도 70년이 넘은 노포(!?)라 평점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 일단 처음 먹어본 거라 새로운 걸 먹었다는데 의의를 두긴 했지만 사실은 라멘이나 우동 또는 스시를 한 번 더 먹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바글바글 끓고 있는 상태로 온 탄스튜, 그라탕. 미니세트라서 조금 조그맣다. 의외로 곁들이는 건 흰밥과 일본가정식 기본 반찬들.

 그래서 도쿄만찬 제2탄의 순위를 공개하자면..!

 5위는 예상하셨듯 탄스튜(비프스튜) <긴노토>

 4위는 분위기 맛집이었던 <ACQUAMARE>(요코스카미술관 내 레스토랑) 

 3위는 고민 많이 했지만 늘 기대만큼 맛있는 <SAWAMURA>

 2위는 으으, 오랜만이라 유독 맛있었던 몬쟈야키 <츠키시마 모헤지 본점>

 1위는!! 쉐프님의 숱한 수다에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던 스시 <츠키지스시다이>되시겠다~




 혹시...!? 도쿄만찬 1탄, 2탄 합쳐 10끼의 순위가 궁금하신가?? 후후 


10위는 <긴자조식랩>, 사실 그냥 가게 컨셉이 좋았고 딱히 샤브샤브를 한입 정도 먹을 수 있게 준 거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조식 반찬을 담는 그릇들이 참 예뻤던 기억만..

9위는 탄스튜...! 이름이 생소해서일까? 내 미각의 레벨이 아직 낮은 걸지도? <긴노토>

8위는 그저 너만 보인다고, 도쿄만 이 바다녀석아~ <ACQUAMARE>(요코스카미술관 내 레스토랑), 탓하려면 음식맛을 다 덮어버린 풍경을 탓하도록! 

7위는 정말 말도 안돼, 아직 내 주식이 빵식이 아니라서 밀린 듯하다. 근데 정말 맛있다, 불명예스러운 7위. 사실 도쿄 가면 또 갈거고 누가 물어보면 또 추천할 곳이긴 하다 브런치빵집 <SAWAMURA>

6위는 내가 늘 노래를 부르던 몬쟈야키, 마지막 세련된 야키소바까지 완벽했다! <츠키시마 모헤지 본점>

5위는 츠케멘 <와타나베> 곱씹어볼수록 맛있었다! 어패류와 돼지고기 국물의 조합은 정말 최고다.

4위는 찰진 우동 <사토요스케> 일본 오자마자 첫 끼이고 더운 날씨에 친절한 직원분 그리고 시원한 우동 면치기 이런 것들이 미각에도 반영된 게 아닐까? 

3위는 아 정말 고민 많았다! 스시 정말 오랜만에 본토에서 맛있게 먹었다! <츠키지스시다이>

2위는 궁극의 오야코동 <아오야마 토리미쿠라 본점> 크으, 꽤 압도적인 맛! 

1위는 자타공인의 궁극의 돈까스!!!! <돈타>, 내 안의 돈까스 저변을 넓혀줬다. 도쿄갈 땐 돈타! 잊지말자! 


어쩌면 누군가에겐 여행 = 음식이다. 

 그만큼 음식은 여행기록 그 자체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렇다. 타베로그 평점을 보면 알겠지만 3.5점 넘기기 상당히 어렵고 3점만 돼도 꽤 훌륭한 식당이라는 점. 그리고 아무리 정교하게 엄격하게 심사를 내린다 해도 개인의 취향, 그 날의 분위기, 날씨, 내 컨디션, 식당 직원분들의 서비스, 이 모든 게 얽히고 설켜서 내 안의 평점 3.5점 이상이 있다는 것! 

 이번 내 먹방 기록은 어쩌면 내 취향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 본 결과인 것 같았다. 내 식당 취향에 대해 보고서를 써본다면 아마도 동네와 어우러진 분위기에 적당한 감칠맛이 도는 곳! 을 좋아하는 듯 하다. 편안하고 주인장의 오랜 애정이 느껴지는 곳도 좋아하는 것 같다. 여유로운 분위기 + 하나하나 공들이고 고심해서 만든 메뉴, 이런 섬세한 손길이 닿아있는 인간적인 곳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이제 여행에서 식사를 한다면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 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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