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틀링엔

by gomer

지난 주 주말, 친구를 보러 로이틀링엔에 갔다. 로이틀링엔은 튀빙엔 근처 작은 도신데 언덕이 많고 아시아인은 보기 힘든지 날 자꾸 힐끔 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였다. 밤 이미 어둑어둑한데 껄렁하고 뭔가를 피는자들이 자꾸 눈에보이는 중앙역에서 휴대폰은 배터리부족으로 꺼지고 나는 길을 잃고 연락도 되지 않아 역내 서점과 매점과 버거킹과 맥도날드를 돌아다니면서 충전부탁여부를 물었다(중국음식점까지 갈뻔했다). 맥도날드 알바생이 날 구해줌..


는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200유로대에 원룸을 빌려 살고 있었다. 단 것들과 말린 과일들이 에메랄드색, 파란색 접시에 여기저기 장식된 것들, 이 친구가 떠나고나서, 얼마나 요런것들을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식기세척기에도 보쉬, 여기저기에 보쉬가 적혀있길래 여기서 제공하는 모든 가전제품은 보쉬야? 파테메 ? (아니야..파테메 정색함)


오븐에 모짜렐라치즈 안에 넣고 구운 가지랑, 이라니안 밥을 했다. 보슬 보슬 떨어지는 쌀알에 버터를 넣고 쇠로 된 냄비에서 익히다가 샤프란 가루를 뿌리니 노오랗게 향긋한 냄새가 나는 밥이 지어졌다. 와인이랑 또 초콜릿맛 베일리를 마셨다. 밤에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봤다. 내가 골랐는데 의도는 좀 병맛같은 발랄한 걸 보고싶었지만 아니었다. 그런데 훨씬 좋았다. 05년도 작품인데 그당시만 해도 안락사에 대한 인식이 대중적이지 않을 때였나?


다음날엔 느지막히 일어나서 튀빙엔에 갔다. 깊이가 좀 있는 강이 흐르는 오래된 성벽 대학도시였다. 파테메 애인이 도시가 너무 예뻐서 이리로 유학오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여러가지를 얘기하다가 하루 더 자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일요일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돌아오니 모처럼 날씨가 좋았어서 해지는 무렵부터 해넘어간 무렵까지 하늘 색깔이 끝내주게 예뻐 가만 있을 수가 없어 슬리퍼 찍찍 끌고 슐러스로 산책나갔다. 하늘색깔이 너무 예뻐서, 화가들이이래서 하늘색깔을 그림에 그렸구나, 감탄하다 해가 졌다.

/2016.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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