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인생이 달라졌을 거 같냐고

by gomer

S가 물었다. 그래서 너는, 나오지 않았으면 뭐 하고 있었을 거 같애?

글쎄, 한번쯤은 나왔을 건데? 하고 말하자 다시 재촉해왔다.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한국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너의 인생이 달라졌을 거 같냐고.


학교 통틀어 달랑 하나 있는 스캐너에서 S의 인턴 자료들을 스캔하면서 나눈 대화다. 그가 듣고 싶은 답은 알지만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글쎄 내가 다른 삶을 살았을 것 같진 않은데? 외국에 산다고 한국에 살때와 특별히 다를 게 뭐가 있어 ?


유학생들이 한국에 잠시 머물렀을 때,이것은 저것과 이렇게 다르다고 하고, 그것에 암묵적인 우열을 가리는 형태를 종종 봤다. 한국 토박이 학생인 나는 자리에서 서로 다른 사회를 경험해 본 건 아니니까 반박을 할 수는 없었지만 어딘가 심술이 났다. 줄줄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교육열 높은 엄마들 때문에 혼잡해지는 미술관이 싫고, 요런 스타트업들이 부족하고, 수업시간엔 질문을 많이 해야하는 분위기 같은 것들에 대한 대화가 오갈 때마다 신경질이 났다. 이것이 피해의식이거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심일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분명한 건 이 시스템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들의 저것이 이것보다 낫다는 쉬운 의견들이 고까웠다. 자기들이 그 시간에 거기 있느라고 여기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말이야. 그것은 그 자리를 버티고 서있는 사람에 대한 모욕과도 같이 느껴졌다. 이방인의 삶을 선택한 그 순간부터 특별히 다르다는 고까운 높은 자존감에 대해 경계해왔다. 까닭에 친구에게 동의 할 수 없었다.


친구는 물어왔다. 그럼 너는 한국에 있으면서 특이하단 말 들어본 적 없어? 너 이상하다고, 너 일반적이지 않다고 손가락질 받아본 경험 없어?


모든 사회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사회에서 모난돌같이 느껴졌던 이가 다른 사회에 살며 느끼는 자유로움은 그가 서구의 사고방식에 더 가깝다든가, 새로 안착한 사회가 한국 사회보다 그에게 더 맞는 옷처럼 꼭 맞아서가 아니다. 단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본인을 속박했던 것들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다른 사회의 방랑자로 있으니까, 그 사회의 규격에서 속해있지 않은 방랑자의 입장이니까. 자유로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소속감을 느낄 순 없다.


방랑하며 살아가는 삶은 언젠간 끝난다. 설사 새로운 사회의 외국인으로 살아간다 한들, 결혼을 하고 세금을 내고 아이를 키우고 그 사회의 교육제도에서 아이를 기르고 복지와 노후를 보내며 방랑자의 신분을 넘어 사회의 시스템안에 자리하게 되면 새로운 속박의 것들이 생겨날 것이다. 사회마다 각기다른 역사와 함께 각기다른 특성으로 나은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법이다. 선진국과 후진국, 개발도상국으로 카테고리화 할 수 없듯.


/2015. 11. 25. And 17.11.20 수정아직 안끝남.


(사실 유학생이란 신분은 반쪽자리 회색신분이라 생각해서, 하루빨리 세금을 내는 외국인노동자가 되고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e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