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갑자기 일대일 면담을 하자고 부르셨다. 요새 우선순위가 무엇이냐 물었다. 내가 오후 세시만 되면 벌떡 일어나 체육관으로 향하는 걸 보셨나 보다. 생긋 웃으면서 연구실이죠 하고 대답했지만, 방문닫고 나오기도 전에 알고 있었다. 한 마리의 악마같은 속삭임. 너의 우선순위는 연구실이 아니지,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있잖아, 그런 걸 보통 우선순위에 있다라는 표현을 쓰지.
살면서 누군가 이성을 잃고 너 잘못이라고 소리를 지를 때 내 잘못이 아니라고 변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배운다. 이 사람은 왜 나에게 화가 났을까, 내가 뭘 잘못 했을까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다양한 대상과 상황에 대한 죄책감, 당혹, 언짢음과 노여움이 모두 순간적인 감정인지라 지나간다는 것을 배운다. 그래서 되돌려주고싶은 마음에 눈앞의 상대방을 상처입히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을 배운다. 어떤 것이든지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세상에 안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의 이유는 함께 있는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하루가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이고 그날 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기 위해서이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학교에 가고싶은 마음이 들기 위해서이다.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해주신 덕담을 생각한다. 힘든 일, 울고 싶은 일, 나쁜 일은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지 말고 속으로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렴.
/20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