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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an 09. 2024

철들지 않는 이에게

꺼져줄래

갑자기 '철들다'라는 단어가 머리에 남는다.

god의 노래 <어머님께>에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짜장면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은 철이 없는 행동이었지만, 어머니가 자기 때문에 학교에 나와 비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를 도와 가게를 차리는 모습은 철이 든 모습이 아닐까 싶다. 철든 후 책임감을 떠안고 살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난다.


성인이 되어가면서 철없는 모습은 사라지고 책임감으로 행동을 조절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철든 모습으로 변해간다. 일에 따라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이 필요한 일이 필요하고 어른의 모습이 필요한 일도 존재한다. 직장에서도 철없어 보이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조직의 발전을 이끄는 순진한 아이와 같은 모습의 사람들의 존재는 필요하다. 다만 그냥 기저귀만 안 차고 다닐 뿐이지 저게 정말 성인일까 하는 책임감 없는 사람도 존재하기에 약 광고처럼 유사품에 주의해야 한다. 흔히 나의 직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똥 싸고 있네!'라고 표현하며, '저 똥은 또 누가 치우냐!'는 피드백을 유발하곤 한다. 분명 아이디어가 신선해야지 행동이 천방지축인 사람은 주변에 두고 싶지 않다.

"혹시 나는 직장 내 피터팬인가?"


직장에서 '장(長)'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권한이 막대하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그저 많이 처먹고 많이 싸서 장이 아닐 것이다. 권한은 사람의 뇌를 권력자의 뇌로 변화시켜 오래 권한을 주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함이 수많은 장들의 목숨이 길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장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명확하다. 갈 방향 즉 경로를 설정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길에 무엇이 존재할지 모르지만 최대한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을 지시하는 안목을 가지고 있기를 기대한다. 


군대에 입대하고 정말 자신의 일에 사명을 가지고 있어 직업으로 군인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직업군인이 된 사람들은 정말 길게 느껴지는 군생활을 더욱 길게 만든다. 추운 혹한기 훈련의 마지막 행군에서 길을 잃어버리게 만들어 산을 뱅뱅 돌게 만드는 상황을 자주 만드는 경우이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뱅뱅 돌려 북한까지 낙오하게 만들려고 하나 보네.' 라며 말했던 기억이 남았다. 그래서 군생활이 정말 길게 늘어난 것 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가끔 철들지 않고 무책임할 뿐인 조직의 장들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이들은 호의를 호구로 보는 경우가 있으니 처신에 유의해야 한다. 어차피 이들은 우리는 가족과 같은 조직이라고 말하지만 분명 나의 가족이 아니다. 나는 저런 개! 망나니와 가족일리 없다.


비난에도 참고 견뎠던 것은 잘 지내고 싶어서… p.160

단단한 마음은 더 적절하게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착한 데다가 거절하지 못하는 성향의 사람에게는 단호한 대처를 하는 것이 두렵다. 변화 자체가 두려운 것이다. 그럴 때는 다음처럼 생각해 보라.

삶이란 본래 변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밖에 없다. 어차피 어제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다. 이전의 나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는 변할 수 있다. 물론 익숙했던 나를 탈피하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조금씩 시도하다 보면 의외로 금방 익숙해진다.

《무례한 사람을 다루는 법》(이헌주, 허들링북스, 2023.06.07.)


작장 생활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인생의 일부이다. 나의 인생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겠지만, 내가 살고자 하면 내가 변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내가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고 불합리하면 불합리하다고 말하고 대처해야지 나의 관계가 변화할 것이다. 철들지 않은 이들은 끊임없이 일을 만들 것이다. 주변에 두지 않는 편이 좋지만 가족끼리 왜 이러냐는 괘변을 늘어놓는 사람에게 이 말은 꼭 전하고 싶다.

"가족이 아니라서 참 기쁘네요. 적어도 저는 패륜아가 될 팔자는 아닌가 봅니다. 싸놓은 건 직접 치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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