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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an 12. 2024

질문에 답을 고민하다

자본주의 체제 안의 삶

최근 오랜만의 수당으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급여를 제외하고 별다른 수입이 없는 직장인들은 별도의 수당이 가끔 발생하는 이벤트와 같다. 급여는 제자리걸음이지만 공공요금과 건강보험료는 가파르게 올라만 간다. 최근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게 계속 점점 가난해지고 있었다.


'8만 전자 가즈아!'를 외치던 삼성전자도 상속세 마련을 위한 블록딜(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주식 대량 매매)을 이유로 다시 '7만 전자'로 주저앉았다. 그래도 조만간 주주총회 이후에 배당금을 결정하여 배당금을 나눠주겠지. 올해 상속세 마련을 위한 특별 배당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4월이면 배당금이 조금은 입금되어 그나마 마이너스 계좌에 소소한 위안을 주지 않을까 싶다.


"배당금 들어오면 뭐 할 거야?"

아내는 최근 주식 상황을 묻다가 배당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작년과 동일하게 답을 했다.

"큰돈이 배당으로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재투자하려고 생각 중이야."

아내는 내가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분명 의문이 드는 표정을 숨기며 말했다.

"우리도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잘 투자해 봐."


아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날에 부모님 생일에 아이 학원비에 이사도 고민하고 있고 이런저런 돈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였다.

"예전에는 집도 이렇게 비싸지 않았는데 말이야."

"돈 가치가 떨어져서 그렇지."

"월급이 늘어도 세금이나 보험료가 더 빠르게 오르니 정작 손에 쥐는 건 점점 줄기만 해."


인플레이션을 이해해야 p.254

이렇듯 물가의 상승,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으로 방어하려면 개인은 현금을 100% 들고 있기보다는 이를 현명한 자산을 구매함으로써 본인의 현금과 구매력을 지켜야 합니다,

결론 : 현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현금을 버려야 한다. 이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당연한 자본주의의 생존 방식이다.

《내가 주식을 사는 이유》(오정훈(오박사), 데이원, 2023.05.09.)


아쉽게도 오래간만에 들어온 수당은 1월 자동차세 연납으로 모두 사라졌다. 귀신같이 돈은 들어오면 쓸 곳이 반드시 생겨서 곁을 주지 않고 또다시 여행을 떠나는구나. 지금 나에게서 떠난 돈아 친구들 많이 사귀어서 다 같이 다시 나에게 와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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