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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Feb 15. 2024

침묵의 이유

묵언수행

가끔 내가 왜 이 사람과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시공간을 벗어난 느낌을 받는 날이 있다. 굳이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설득당하고 싶지도 않은데 의견을 듣고 말해야 하는 날도 있다. 며칠을 숙고하고 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끝없이 주장하는 이들도 있는 것을 보면 일을 위한 일이 되어 버리는 느낌이라 기운이 빠진다.


살면서 화가 나서 성질을 부리고 후회하는 날이 꽤 있었다. 나름 열정과 계획을 가지고 살아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이 감정을 드러내고 곧바로 후회하곤 했었다. 그때마다 나는 아직도 바보 같구나 자책했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 나의 자리 모니터에 잊지 않으려고 글을 써서 붙여두었다.

"감정에 져주고 실리를 챙겨라!"


Scene 06 그 순간 꿀꺽 말을 먹어버려라 p.41

그럴 때는 ‘화난 김에 내뱉은 말은 두고두고 후회할 소리이기 마련’이라는 성직자 헨리 워드 비처 Henry Ward Beercher의 말을 기억하라.

용기란 ‘단호하게 위험에 맞서게 하는 영적인 힘’을 뜻한다. 고결하게 행동하겠다고 작정하라. 나불대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라. 이전 상사를 쓰레기로 만드는 사람은 존경받을 수 없다. 무언가 꼭 말해야 한다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하라. “그분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한마디 해보라. 맞는 말이기도 하고 당신의 감정을 부드럽게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지 않은가.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혼, 갈매나무, 2019.06.03.)


화가 나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잠시 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나의 앞의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곧바로 쑤셔 넣으려 하지 말고 그저 좋은 의견 잘 숙고하겠다며 시간을 두는 것이 올바른 대처이다. 쓰레기 같은 의견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남는 편이 나의 짧은 직장 생활에 유리한 행동이다. 좋은 말도 듣는 사람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정답을 말하는 쏘아붙이는 속 시원함보다는 답답하더라도 침묵하는 사람이 고수인 세상을 살고 있다.

"침묵할지 모르면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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