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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03. 2024

칼날 같은 말

말말말

가끔 욱해서 또는 답답해서 속에 있는 말을 직선적으로 전달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한결같다.

"감히, 네가..."


"내가 그렇게 만만하니!"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하던 사람들을 만나면 참 다양한 말을 주고받는다. 어색한 침묵이 싫어서 한 말이 실언이 되어 의도와 달리 더욱 싸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항상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고 그 주변에 천진난만하게 있던 만만한 사람은 화풀이 대상이 된다.


"대학은 갔니?"

"취업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명절에 가족들이 즐겁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무의식 중에 툭툭 던지는 급변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세뱃돈과 영혼을 바꾸지만 세뱃돈도 없는 사람들은 그냥 구멍 난 가슴처럼 헛웃음만 나오는 설날이 아닌가 싶다. 가끔 몸도 마음도 휘청일 상처를 받게 되면 그냥 자신만의 동굴에 숨어버린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살아서 사람들에게 종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현명한 사람은 말을 아끼며, 미련한 자는 말이 많다."

좋은 말이나 따뜻한 반응을 하는 현명한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살다 보면 우문현답을 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정말 바보가 아니고서는 존재하겠는가. 모두가 가려운 부분이 있을 테이고 그 부분을 시원하게 해결책을 내주는 사람은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두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으니 그런 사람을 주변에 두는 것이 위안이 되기도 하다. 다만 쓸모없는 말만 많은 사람은 피하고 싶은 것이 삶에서 터득한 본능이다.



완벽한 사람과 겨루지 마라 p.221

나쁜 말은 좋은 말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한순간에 당신의 명예가 땅끝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 언제든지 일단은 한발 밖으로 물러나서 형세를 파악한 후에 태도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생존의 법칙》(이현우, 창작시대사, 2023.10.16.)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보통 선택하는 것이 침묵이 아닐까 싶다. 속 시원하게 쏘아붙이는 것은 잠시 기분은 좋지만 추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늘어난다. 그래서 묵언수행을 하는 수행자와 같이 침묵하게 된다. 직장에서는 두괄식으로 말해야 하지만, 사적이거나 가정에서는 상황에 따라 말투나 방법을 변화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오늘은 일단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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