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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07. 2024

크게 숨을 들이쉬고

잠시 멈춤

가끔 예상하지 못했지만 일이 몰리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일이 계속 터지네."

직장에는 주기라는 것이 있어서 바쁜 시기와 여유 있는 시기를 사실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예상을 벗어나서 일이 터지는 날에는 화장실 갈 여유도 없이 바쁩니다. 목이 마르지만 무언가를 마셔야겠다는 욕구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미리 좀 준비하지 그랬어."

보통 이런 말은 일을 만든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보통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은 실무를 직접 하시지는 않습니다. 과거에 자신이 얼마나 바쁘게 일했고, 자신이 얼마나 능력이 있었는지는 수시로 말하지만 먼 옛날 디즈니 공주님처럼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예전같이 보람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식사를 하고 여유를 내서 차를 마시면서 말을 합니다. 다들 직장 문화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변화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희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딱히 보상해주지 않아도 내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일을 했지만, 최근에는 의욕도 보람도 없습니다. 다만 책임감만 늘어가는 기분입니다.


01. 현상에서 패턴을 찾아 예측한다 p.18

과학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자연현상의 규칙성을 찾아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자연현상, 즉 꽃이 피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관찰해서 매년 어느 달에 꽃이 피고, 온도가 얼마나 되어야 봄이 오는지를 찾아내어 규칙성을 발견한다. 이러한 규칙성, 즉 패턴을 일반화해서 보편적이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타당성과 변하지 않은 영속성을 지닌 불변으로 확인되면, 이론이 되어 우리는 이를 지식이나 과학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지식을 체계화한 것을 과학, 학문이라고 부른다.

결국, 지식·과학·학문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학문은 본질을 밝히고 이치를 알아내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지만, 이 또한 자연이나 사회 현상의 패턴을 파악해서 원인과 흐름을 알아낸다. 이러한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수치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측정해서 관리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다.

《부동산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장영길, 매일경제신문사, 2023.11.07.)


우리 직장도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고 흐름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는지 예측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제 직장에서도 노력을 강요만 하긴 어렵습니다. 그 이유가 명확해야 사람들은 행동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들은 퍼져 있으면서 노력을 강요하는 문화에서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와 관망하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러서 큰 기대는 없습니다.

"생존을 위해 출근은 하지만, 같이 눅눅하게 늘러 붙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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