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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12. 2024

이를 악물고

만만하니?

사전에 준비된 방법으로 진행하는데 누군가 태클을 걸었다.


"욕을 안 할 수가 없네!"

자꾸 사고를 치고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이 있다. 이미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 사람이 사고를 칠 것을 대비해서 사전에 공지도 하고 해당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도 하고 준비를 하였는데 그 사람이 이상한 방식으로 사고를 친다. 모든 사람에게 작년 장소로 공지를 보낸 것이다. 그래서 장소를 확인하는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사람 이미 개념을 집에 모셔두고 왔나 보다.


"제 말을 들어보시라니까요!"

행사 시작 시간이 되자 그 인간이 계속 전화를 한다. 자기가 사전에 공지한 안내문도 읽지 않고 사람들에게 장소를 잘못 공지했다는 말은 빼고, 서둘러 수습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흔히 똥은 누가 싸고 치우는 건 다른 사람이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저 기계적으로 장소에 대해 연락을 취하고 정상적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하니, 왜 자꾸 자신의 말을 끊냐고 자신의 말을 들어보라고 강요한다. 상식적이라면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을 위한 수습이 상식이지만, 이 사람은 어디가 꼬였는지 계속 책임 면피만 주장한다.


"호의가 계속되니 호구인 줄."

처음에는 그저 참 정신없는 양반이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참 깜빡거리는 양반이구나 싶었다. 세 번째부터는 이 사람 잘못된 습관에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왜 저런 이상한 양반들이 자신의 책임은 없고 권위만 중요하다고 소리를 지르고 잘 사는 평판도 걱정이 없는 조직이 되었을까 싶었다. 정신승리만 남는 조직의 문화는 언제부터 전염되어 흘러가고 있는지 이를 악물게 된다.


마음은 나도 모르게 실패를 의도한다_자기불구화 p.186

심리학자들은 이처럼 스스로 방해 요인을 만들어 과업을 망쳐버리는 현상을 가리켜 “자기불구화self-handicapping”라고 부른다. 자기불구화라는 개념은 심리학자 버글라스Berglas와 존스Jones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이는 실패나 성적 저하에 대비하여 장애물을 만들거나 변명을 만드는 행위로 설명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매우 진부한 표현이지만 자기불구화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메시지도 없을 것이다. 실패 경험은 누구에게나 괴롭다. 누군가는 나의 실패 경험에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일의 가식적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말한다.

《심리학을 만나 똑똑해졌다》(허용회, 스몰빅라이프, 2023.12.18.)


실패를 통해 사람은 어떤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고 어떤 사람은 주저앉는다. 현재 우리 조직은 실패의 반복화를 통해 뒤로 가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변명을 쌓아 자신의 변명만 넘치는 기형적인 형태로 소수의 책임감 있는 사람들을 갈아 넣어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마음이 무겁다. 그저 결과보다는 오늘의 수습 과정을 통해 나라도 발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

"개 나리 같은 놈들이 피어나는 걸 보니 봄이 되려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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