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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20. 2024

아 속았다

여전히 어둡다니

아침부터 메일함에 국세청에서 보낸 문서가 도착해 있었다.


"오늘 하루 바쁘니 다들 서둘러요."

오늘 아침부터 여러 일이 몰렸다. 어제부터 연락이 안 되는 사람과 겨우 연락이 되었지만 힘들다는 거절의 전화를 받고 시무룩했다. 거절을 보고하니 새로운 일이 떨어진다. 작년 현황을 정리해서 달라고 한다. 이메일에서 자료를 찾으려고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국세청으로부터 알림이 도착해 있었다.


"3월 신고 납부기한 변동통지서가가 도착했어요"

국세청에서 통지서가 왔다고 하니 무심코 클릭했다. 문서 확인을 위해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한다. 입력을 하였는데 그냥 국세청 사이트가 뜬다. 뭐지?


"피싱 메일 주의 : 국세청 사칭 이메일 계정 비번 탈취"

초록창에 검색하니 이런 것들이 검색된다. 다시 보니 이 국세청이라는 이메일 알고 보니 보낸 사람이 <mail_deliver@bk.ru>이다. 말로만 듣던 러시아 계정이구나. 앗 나같이 시시한 사람의 계정을 탈취해서 어디에 쓰려고 저러나 싶다. 이메일 확인해 봐야 수많은 스팸메일만 쌓여 있지만 기분은 나쁘다. 급하게 비밀번호를 수정하고 모든 기기에서 로그아웃을 선택한다. 비밀번호를 너무 많이 바꾸다 보니 이제 오랜만에 접속하는 사이트는 항상 비밀번호 찾기를 해야 찾을 지경이 되었다.


검증할 수 없는 권위 p.82

나는 요령이 생겨 이렇게 처리한다. 첫 번째는 내일부터 정기 휴가라서 처리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달해서 들은 사항이라서 모호한 점이 있으니,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을 내가 직접 확인하는 게 효과적일 거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리에 계시면 찾아뵙겠다거나 통화를 요청한다. 이러면 바로 꼬리를 내리기 마련이다.

세 번째는 더 큰 권위를 동원하는 것이다. 즉 해드리고 싶지만 더 높고 더 센 분이 시킨 일이 있어 우선순위를 조정하려면 그분의 허락이 필요하니 대신 받아달라고, 이쯤 요령을 부리니 그 어떤 악당도 다시 전화하지 않는다.

《돈의 거짓말》(정길원, 포레스트북스, 2021.11.17.)


마음이 조급한 날 평소에는 통하지 않는 사기에 넘어간다. 그동안 나름 조심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사기에 발을 동동 구르는 뉴스 장면이 머리를 스쳐간다. 사기가 돈벌이가 되는 세상에서 알아서 사기를 예방하라는 안이한 안내보다는 강력한 처벌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볼멘소리를 해본다.

"경험해 보니 바쁜 날 꼭 사람을 더 바쁘게 만드는 사기꾼들이 사라지길 간절하게 빌어봅니다. 하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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