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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27. 2024

앓던 이

지키지 못한 어금니

3번째 금니를 끼워 사용하던 오른쪽 어금니를 잃어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이제는 발치하시고 임플란트 하셔야 합니다."

가끔 스스로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여전히 내 마음과 다르게 몸은 나의 바람대로 시간을 거스르지 못하고 노화한다. 나의 오른쪽 어금니는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했다. 어려서 충치를 치료하고 아말감으로 때우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전체를 커다란 금니로 덮어버렸다. 그러다가 다시 아파서 신경치료를 하고 새로운 금니를 씌워 사용하다가 지난 3달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잇몸 염증약으로 버티다가 몇 주 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해서 흔들리는 폭이 점점 커졌다. 이제 오른쪽 어금니는 아예 무언가를 씹기는커녕 음식이 스쳐 닿아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살면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있던가."

사실 여전히 치과에 가는 것은 두렵다. 무섭게 굉음을 내는 기구들은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가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두렵다. 집안 내력으로 치아가 튼튼해서 상한 이가 하나도 없다고 이를 보여주며 자랑하는 큰 매형이 가장 부러운 순간이다. 나는 참 치과를 많이도 가고 금니도 8개나 되었는데 이제는 금니 6개에 임플란트가 양쪽 아래 어금니에 위치한다. 치실과 치간칫솔도 사용하지만 여전히 치아 관리는 쉽지 않다.


"치아도 점이랑 주름이라는 게 있습니다."

직장에서 눈치를 보며 치과를 다닐 때 치아의 검은 줄이 충치라고 모두 갈아내고 금니를 해야 한다는 치과가 있었다. 그곳이 지금은 임플란트로 교체된 나의 어금니 2개를 금니로 바꾼 곳이다. 진료를 갔더니 예약도 받지 않는 이곳은 무작정 대기하게 만들어 지치게 하고 입을 열고 누우면 묻지도 않고 어금니를 다 갈아버려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경험 이후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그 치과를 다시는 가지 않는다. 나는 치아에도 충치 외에도 세월의 흔적으로 검은 점과 주름이 있다는 설명을 다른 치과들에서 들었다. 출퇴근을 하면서 그 병원을 앞을 지나가다가 아직 존재하는 것을 보지만 여전히 치료가 아닌 영업을 하던 치과에 갔던 나의 선택을 지금도 후회한다. 과거로 돌아갈 있다면 차라리 다른 치과에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3장 내 치아를 지키는 생활습관 4가지

특별한 두구나 약이 필요 없는 생활 속 실천법 p.93

생활습관 ① 치아가 접촉하는 시간을 줄인다.

생활습관 ② 가급적 설탕 섭취를 줄인다.

생활습관 ③ 하루에 한 번 바르게 양치질한다.

생활습관 ④ 3개월에 한 번은 치과에 간다.

《치아 절대 뽑지 마라》(기노코지, 사이토히로시, 예문사, 2016.04.25.)


나름 열심히 건강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시험기간에 갑작스럽게 맹장 수술을 받았고, 사무직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겪는다는 허리 디스크로 고생도 했고, 이제는 안경도 다초점으로 해야 한다는 권유를 받는다. 그래도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과거와 다르게 급한 성격을 고치려고 나에게 관대해지려고 자기 관리를 하며 살고 있다.

"상어는 이가 빠져도 다시 나온다고 합니다. 잇몸에 있는 재생세포 때문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우리도 빠진 영구치가 다시 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니 조금 더 건강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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