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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r 29. 2024

각양각색

인간시장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참 신나는 세상이야."

아침 출근하자마자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보겠다고 커피를 내립니다. 탕비실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공공의 적이 되어 조직 내에서는 최악의 인물로 입에 오르내리는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유연근무를 신청해서 자기 마음대로 근무시간보다 늦게 출근하고 자기 마음대로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일찍 퇴근하는 것을 전혀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입사 초부터 선배들의 주의를 직장 괴롭힘 및 갑질이라고 꾸준히 신고하는 사람입니다.


"어차피 그보다 더 빌런이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나도 사실 이 직장이 처음이 아니고 이전 직장에도 비슷한 인물들이 있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대낮부터 회사 문서고에서 술에 취해 있던 분도 본 적이 있고, 다양한 학연, 지연, 혈연을 통해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자신의 영역에서 개판을 치시는 분들을 꾸준히 목격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소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책임이 넘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상한 조직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조직에 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빌런들이 등장했다.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을 보고 싶다."

그래서 악당을 이기는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범죄도시>의 마동석 배우가 연기한 마석도 형사는 영화에서만 존재하는가 싶다. 매일 뉴스에는 새로운 사기의 유형으로 발전하는 사기 수법에 피해를 당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세상에서 사기꾼만큼 부지런한 사람이 없다는 농담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출근 전부터 퇴근 이후까지 꾸준히 전화해 주고 문자메시지도 보내주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① 악당의 손은 잘려서 강물에 던져지고_안트베르펜 p.157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설이나 신화라는 이름으로 후세에 전해지는데 도시의 이름에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안티군Antigoon이라는 악명 높은 거인이 사람들에게 통행세를 강제로 징수하였는데, 이를 거부하면 사람들의 손을 잘라 강물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야만 했고, 간혹 객기를 부리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손목이 잘려나갔다. 이런 와중에 실비어스 브라보Slivius Brabo라는 영웅이 등장하여 안티군의 손목을 잘라 스헬데강Schelde River 물속으로 던졌다. 부당한 세금의 고통 속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브라보의 선행을 기리고 이 도시를 네덜란드어로 손을 뜻하는 ‘Ant’와 던져버림을 뜻하는 ‘Werpen’을 붙여서 안트베르펜Antwerpe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도시의 맛》(정희섭, 에이엠스토리, 2024.01.15.)


사람들은 모두 정의가 승리하는 스토리텔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세상이 내가 원하는 정의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 적응하고 유연하게 사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예전에 아인슈타인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끝까지 버티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나도 오늘 승리하기 위해 버티기로 했다.

"회사에서 만나는 빌런들은 오늘은 만나지 않도록 피하고, 오늘 욱하는 마음은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버티기로 했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고 퇴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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