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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Apr 02. 2024

헷갈리는 관상

궁예도 그랬나

예상과 다른 성격알게 되면 나는 아직도 관상을 모르는구나 싶다.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야."

좋은 인상을 주어서 친하게 지내며 속내를 털어놓는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순간을 맞이하면 아직 나는 사람을 볼 줄 모르는구나 싶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진리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나에게도 다가왔다. 웃는 얼굴에서 험한 말이 나오는 사이가 되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이 잘못된 결과를 낳았다. 영화 <관상>의 경우라면 나는 사도세자를 만나기 전에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북극곰이 콜라나 마시면서 웃는 줄 아냐?"

대표적으로 오해하는 것이 북극곰이 아닐까 싶다. CF에서 북극곰은 푸근한 웃음을 보여주지만 막상 만나면 위험한 존재이다. 배부른 북극곰은 차라리 게으름으로 공격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배고픈 북극곰은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본능적으로 난폭한 모습을 보인다. 가끔 북극곰이 먹이를 찾아 사람이 사는 집의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사람을 공격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뉴스를 본다. 역시 보이는 인상과 실체가 다른 경우는 많다. 학창 시절 곰처럼 덩치가 크고 웃는 모습에 호감을 가지고 친하게 지내려고 다가선 친구가 사실 엄청나게 예민한 성격이었던 점에 놀란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점심시간 식사를 하다가 나에게 뚱뚱하고 못생기면 만만하게 느껴지냐며 화를 내던 기억이 남아 있다. 단지 당시 육식을 좋아하지 않던 내가 키가 큰 것을 묻는 질문에 소도 풀만 먹는데 덩치가 크다라고 했던 말이 친구를 향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기분이 나쁘게 만드는 요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소도 온순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고삐 풀리면 무섭다.


"누구인가?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어?"

궁예는 관심법을 안다고 주장했지만 역사의 기록을 보면 아무래도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실패한 것 같다. 역사를 통해 뭐든 내가 해봐서 다 안다고 주장했던 정치인 중에서 정말 제대로 일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만 잘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각박한 시기에 독재자가 탄생하는 것인지, 독재자가 사회를 각박하게 만드는지는 닭과 달걀의 선후처럼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언제 우리가 좋은 시기가 있었냐고 한다면 그래도 더 안 좋아지는 것 피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해 본다.


스트레스 살? p.172

보통 뚱뚱하면 왠지 마음이 여유가 있고 푸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여유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체중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나에게 잠이 부족한지,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지도 한 번 돌아보는 게 좋겠다.

《슬기로운 환자생활》(김기덕, 헤르몬하우스, 2024.01.06.)


직장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상과 성격이 어느 정도 매칭이 되어 사람을 보면 대충 성향이 예측이 가능한 시기가 있다. 40대는 인상에서 성격이 드러나는 시기라서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인상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가끔 오해를 하긴 하지만 사람에게 풍기는 분위기는 속일 수 없습니다. 스스로 오늘 좋은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되고, 향기 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을 꿈꾸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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