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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Apr 04. 2024

입이 근질근질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분명 지적해도 나만 나쁜 사람이 될 것을 알게 된다면 침묵할 수밖에 없다.


"주장의 근거가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 다양한 회의에 수없이 참여하게 된다. 가끔 이 회의는 왜 하는지 이유를 궁금하게 만드는 회의가 있다. 일을 위한 일이고, 대안이 없음에 대책을 마련하는 말장난 같은 회의에 참여하는 시간이 가장 길게 느껴진다. 나의 근로소득을 위해 나는 참고 또 참아 인내해야 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대책 없는 회의는 보통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말잔치로 실속 없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대안이 없을 때 장황한 말도 지치는 상황이 오면 항상 마무리에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이 일장 훈계를 늘어놓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라고 다음 회의를 예고한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런 회의 아닌 회의의 결론은 그냥 지쳐서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는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을 회의실에 가두어두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이면 그냥 지시를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회의실에 사람을 모아 회의 명목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게 할까 의심이 들었다. 사실 이런 결정은 지시하는 누구도 딱히 책임을 지지 않고 싶지만 무언가를 지시하고 싶을 때 회의나 위원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겠다는 의도라고 보인다. 회의 내내 회의 주관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어야 하는데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라는 답변으로 책임을 모면한다.


"회의 중에 웅성이지 맙시다."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너무 말도 안 되는 의견이 나오면 회의 중에 웅성거림이 커진다. 아무래도 추후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다들 이게 정말 회의의 대상인지, 회의로 결정하는 것이 옳은지 회의 중에 소란이 발생한다. 보통 작은 문제도 험담이 발생하지만 이런 사안은 책임이 크기에 회의의 양식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듣는 중에도 '이게 말이 되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가끔 이렇게 제멋대로 할 것이면 공산당과 다른 게 무엇이냐는 하소연도 들린다.


22 뒷담화에 휘말릴 것 같을 때 p.65

흔히 하는 말 : 그러게요. 당신 말도 맞네요.

센스 있는 말 : 뭔가 사정이 있겠죠.

뒷담화는 과장이 들어갈 뿐 아니라 누구나 소문의 출처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닙니다. 결국 소문의 경로를 알게 되고 소문의 당사자 귀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이유로든 뒷담화를 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깁니다.

《따라 하면 일도 관계도 술술 풀리는 기적의 말투 99》(야마자키 다쿠미, 김지윤, 더퀘스트, 2023.09.06)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의 험담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소문이 소문에 더해서 결국 자신에게 비수로 돌아온다. 세상은 언제나 균형으로 잡으려고 중심으로 돌아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권력자의 뇌는 도파민 분비로 망가져 공감의 능력을 상실하였으니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보다는 다른 일을 모색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낭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뭔가 찝찝하다. 입이 근질근질한 게 이게 제 정상이냐고 말하고 싶어 진다.

"직장생활은 외줄을 타듯 언제나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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