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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Apr 24. 2024

멍한 날

아직 로딩 중

아침부터 머리가 멍하다.


"이거 발송했어?"

아침부터 일이 쌓여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일을 쳐나간다. 창이 여러 개 열려 있어서 산만한 나의 컴퓨터는 나의 머리와 같이 로딩이 늦다. 비가 개고 해는 반짝이는데 나의 머리는 아직도 비 오는 날씨이다. 그래도 오전에 끝내야 하는 일부터 정리해서 전달한다.


"카페인이 필요해!"

이런 날이면 머리가 멍한 게 카페인이 필요하다고 소리치는 것 같다. 그래서 아침부터 커피를 계속 마신다. 이 커피가 고로쇠물이면 좋을까 하는 잡념도 뒤로 미루고 다시 놓친 것이 무엇인지 챙겨본다. 옆에서는 이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과 다른 쪽에서는 이건 왜 그런가 하는 질문이 양쪽에서 쏟아진다. 그래서 중간자리는 다들 피하는 게 아닐까 싶다. 차라리 고립된 자리에서 일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아 방금 뭐라고 하셨죠?"

이런 날 컴퓨터는 굳이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다시 시작을 눌러달라고 창을 띄운다. 오늘따라 업데이트는 시간도 많이 걸리는 기분이다. 그냥 점심시간에 부팅할 것을 후회해 본다. 이제 볼펜을 들고 적기 시작한다. 매번 키보드 입력만 해서 펜을 잡는 것도 어색하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노트에 정리하니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어렵거나 귀찮은 일일수록 잘게 쪼개라 p.136

일을 최대한 잘게 쪼개면 더 정확하게 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일은 나눠서 해결하라(Divide each difficulty into as many parts as is feasible and necessary to resolve it)!”

규모가 크고 귀찮은 작업일수록 잘게 쪼개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신속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는 비결이다.

《손정의의 시간 관리법》(미키 다케노부, 송은애, 시크릿하우스, 2024.02.07.)


결국 하려고 계획한 모든 것을 해냈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언제나 해내고 마는 사람인 것을 경험상 알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지루하고 복잡하고 머리가 아프지만 남한테 티 내지 않고 묵묵히 돌아가지 않는 오래된 컴퓨터로 작업을 해내고 마는 집념과 같이 나의 머리를 돌리며 오늘도 일을 해낸다. 컴퓨터와 같이 내 머리도 업그레이드가 되면 좋을까 상상하지만 뭐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은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 아닐까 위로한다.

"오늘 하루도 조금씩 발전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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