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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Apr 25. 2024

망한 날

멍한 날보다 나쁜 날

아침부터 나의 일은 뒷전으로 밀렸다.


"참 말이 안 통해!"

다들 서로 말이 안 통한다며 나에게 와서 한소리씩 한다. 양쪽 모두 서로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서로 보고 싶지 않다며 같은 사무실에서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깨진 화분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길 한가운데 있지만 서로를 원망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양쪽은 모두 손을 놓고 자리에 앉아 모니터만 쳐다보고 벌어진 일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고래등에 낀 새우처럼 내가 처리하기 시작한다.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냥 내가 하고 말지..."

결국 이런 상황에서 손을 걷어 수습하고 있다. 수습으로 바쁜데 양쪽에서 한 명씩 나를 부른다. 서로 고집과 주장이 강해 말을 하지 못하겠다는 말이었다. 결국 수습은 하지 않고 서로를 비난하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수습하고 말았다. 뒷짐만 지고 말만 하는 인간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썩 기분이 별로였다.


"이래서 잠이 오지 않았구나..."

어제 퇴근할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남겨놓은 찜찜함이 있었다. 역시나 아침에도 문제를 방치해 두고 다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를 치우고 있는데 다들 돕지도 않으면서 한 마디씩 조언을 한다. 아 그래서 어제부터 잠이 오지 않은 이유가 생각났다. 오늘도 사무실에 버려진 일들을 혼자 수습하겠구나 싶었다.


원하는 직장에 어울리는 옷을 입어라 p.28

바라보는 방식,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수준의 결과밖에는 나올 것이 없다. 충분히 생각하고 관점을 바꾸어 바라보면 행동이 바뀔 수 있다. 심리학 분야의 석학인 웨인 다이어(Wayne Dyer)는 "당신이 뭔가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면 바라보는 대상이 바뀔 것이다"라고 했다.

《리더의 도구》(정민, 매일경제신문사, 2023.12.15.)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도 안 좋은 일이 있다면 그 뒤에는 조금이라도 좋은 일로 원상복귀 시켜주는 것도 있으면 균형이 잡히지 않을까 희망한다. 한참 힘든 작업을 끝내고 나니 다른 부서 후배가 맛있는 점심을 사준다. 다음에 더 맛있는 거 사주면서 보답해야겠다.

"정말 망한 날인줄 알았더니 그리 나쁜 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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