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_계약 0건, 하지만 늘 진심이었다 P.4
"바보야, 문제는 집이 아니라 입지야!"
모두가 집의 외관과 인테리어만 이야기한다. 구조가 어떻고, 자재가 어떻고…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그 집에 들어선 '입지', '마을 그 자체'다.
<수도권 단독·전원주택 지도>(홍진광, 위즈덤하우스, 2023.09.13.)
살면서 말 한마디가 모든 설명을 필요 없게 만드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물론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인지편향의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문장을 만나면 저녁 막히던 강변북로가 뚫리는 기분과 유사하다.
빌 클린턴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로 선거의 분위기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이 말은 소년탐정 김전일의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범인은 이 안에 있어!"와 유사한 문제의 해결책을 알아낸 것 같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문제가 하나인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에 본 적이 없다. 최소한 이중부정문을 잘 읽고 실수를 하지 않는 문제가 가득했다. 오죽하면 "~이 옳지 않은 것은?"이라는 문제를 가장 많이 만나지 않을까 싶다.
문제의 핵심은 사실 명확하다. 다만 해결의 방식이 사람마다 모두 다양한 게 갈등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보통 해결 방식에 개개인의 사리사욕과 편리함 등등이 반영되어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만나는 갈등 상황의 해결은 최근 중요시하는 '평등'과 '공정'과 무관하게 힘 있는 양반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는 브레인스토밍 회의가 유교의 문화가 여전한 우리나라에서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내 직급이 높은 사람은 현실적이지 않은 이상향을 추구하고, 직급이 낮은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면 자유롭게 모든 책임이 몰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회의의 결과는 위에서 거지 같은 의견을 싸고 밑에서 열심히 치우는 소모적인 경우가 되기 쉽다. 거기에 보통 직급이 높은 양반들은 법, 시행령, 사내 규칙 등과 자신은 무관한 듯 책임 없이 아이디어를 내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다가 회의가 감정적으로 되는 게 없다며 직원들이 일을 안 하려고 한다며 끝난다. 그들이 원하는 조직은 홍콩영화에서 등장하는 그냥 죽이라고 명령하면 그냥 가서 죽이는 삼합회가 아닌가 싶다. 자신들은 범죄조직과 같은 조직을 꿈꾸는데 범죄도시의 마동석 같은 캐릭터가 왜 우리 조직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나 한스러울 뿐이다.
길어지는 회의는 사실 사전에 안건을 공지하고 미리 준비를 하고 들어오는 것이 서로의 시간을 아껴주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 500만 원을 대출해서 오면 2,000만 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은 분명히 사기이다. 마른걸레에서 물을 짜내 논을 채우겠다는 헛소리는 님을 그 강을 건너 보내고 싶게 만들 뿐이다. 싸고 맛있는 것을 찾기보다는, 비용을 지불하고 적정한 서비스를 기대해야 한다. 과거에 자신은 솔방울을 수류탄으로 만들어 전쟁을 했다는 거짓말이 대한민국에서도 등장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배를 갈아 넣으면 배음료가 되지만 사람을 갈아 넣으면 번아웃이 된다.
장황한 회의는 다시 다음 회의로 이어지기로 계획을 잡고 해산되었다. 나는 소심하게 속으로 외친다.
"바보야,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지 만들라고 있는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