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장례식 퇴직
대한민국이 직장인에게 공평한 이유 p.39
결국 퇴직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대기업 임원도 다르지 않다. 숙명과 맞서는 방법은 하나다. 떠나야 할 때는 더는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 그것만이 떠나는 직장인을 위한 유일한 처방이다.
<어느 대기업 임원의 퇴직 일기>(정경아, 알에이치코리아, 2023.06.23.)
직장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퇴직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정년퇴직은 생물학적인 죽음을 통해 맞이하는 장례식 이전에 사회에서 맞이하는 사회적인 장례식이라는 말이 있다. 정년퇴직 이외에도 퇴직이 주는 충격에 대한 다양한 연구에서 퇴직 경험은 경제적 소득과 심리적 불안을 준다는 결과가 있다.
인간은 애초에 태어나면서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듯이, 직장을 다니는 이상 퇴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불경기에 입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을 걱정할 수 있게 입사라도 하고 싶다는 말도 있지만, 막상 입사를 해보면 자신의 생각과 다른 환경이라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될 것이라고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예언을 해본다. 태어났더니 부모님이 기업의 총수가 아닌 이상은 다들 그렇게 직장인이 되어 가는 것이라고 쉽게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밥벌이는 고대부터 고달픔이라는 말과 동일하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을 오래 할수록 속 편하게 일하시다가 퇴직하는 분들을 부럽게 바라보고, 떠나는 동료들의 앞길에는 꽃길만 펼쳐지길 기원하는 날이 늘어난다. 오늘 떠나간 동료들은 원하는 좋아하는 업을 직업으로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하고, 나도 웃으며 떠날 수 있도록 서둘러 준비를 한다.
누구나 떠나야 할 때 떠난다.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하기보다는 앞날에 기대를 품고 웃으며 안녕할 수 있도록 오늘을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