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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동물농장이 아니다

나라도 사람같이 살자

by Jeader

탈 친구지상주의를 외쳐라 p.184

중요하나 것은 내가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규칙을 지키며 행동하는 것이다.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도리 일을 하지 않는 것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인간관계에 관해 그 능력을 운운하기보다도 규칙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에 관해 가르친다. 가령 사기를 치지 말고,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탈세하지 않는 등의 일인데 일일이 말하자면 그 내용이 많다. 인간관계의 규칙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이 한마디로 귀결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

《단독자》(저자 사이토 다카시, 번역 황미숙, 알에이치코리아, 2023.09.24.)


좋은 관계를 만들면서 살아가는 것은 인생의 행복에 큰 관련이 있다. 보통 그 사람 주변 3명의 평균이 그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종종 '물든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무슨 색의 인간이던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관리 기법들이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도 있고, 책을 통해 배우거나, 직장 문화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다. 직장 생활을 이곳저곳에서 조금 오래 하다 보니 다양한 관리자들을 만나게 된다. 좋은 사람들도 있었고 나쁜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 배울 점이 많았지만 좋은 사람들에게는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가장 배우고 싶었고, 나쁜 사람들은 나중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자세를 배웠다. 이왕이면 나쁜 사람들은 안 만나면 가장 좋겠다. 예전에는 벼락 맞아 죽을 놈이라고 불렀는데 요샌 벼락이 안 떨어지나?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사람들은 역시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관리자들이었다. 이들의 관점은 수시로 자신이 유리한 방향대로 마음대로 해석한다. 이들은 사내 정치에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기분이 좋았다가 화를 내다가 성격이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처럼 빠르게 변해서 장단을 맞추기 힘들었다. 개인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고 거짓말도 참 뻔뻔하게 당연하게 말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나름 삶의 원칙을 가지고 살고 있는 나로서는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미치지 않으려고 퇴근 후에 매일 술로 머리를 씻던 기억이 남았다. 다음 날 미소 짓는 얼굴을 보면서도 웃는 얼굴에도 침을 뱉을 수 있을 정도였다. 밤길 조심해라.


평가가 애매한 관리자는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이런 분들은 빨간펜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모든 문서에 색깔펜으로 문구를 자신의 느낌으로 첨삭하여 일에 대한 의지를 꺾어버린다. 차라리 학습지 선생님을 하시면 좋겠지만, 마땅히 직무교육은 못하실 것 같다.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을 중구난방으로 원점으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가끔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 뭐 딱히 나쁘지도 좋지도 않지만 일에 대한 의지를 꺾고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또 애매한 부류는 방임형 관리자이다. 모든 일을 '그래, 알아서 해!'라고 말하고 관심을 주지 않는 부류이다. 일임형이면 일을 믿고 맡기지만 시의적절하게 계획과 실행을 체크하지만, 방임형들은 그냥 말 그대로 내버려 둔다. 보통 이런 분들은 말년이 아닌가 싶다. 곧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다른 곳으로 이직을 앞둔 분들이 이런 성향을 보인다. 한마디로 눈에도 보일 정도로 일에 관심이 없다. 업무 시간에도 대놓고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이 사람을 찾는 전화가 오면 무척 난감하다.


최근 직장의 체계가 많이 변해 공무원 조직을 포함하여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경향이 있다. 모두 이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 과거의 가족(?) 같은 끈끈함은 보기 어렵다. 최근 나의 직장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두드러지지 않았던 사내정치가 대놓고 '하나회'같은 사조직이 되어, 사람들을 지치고 화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미 보이지 않던 직장에 대한 애착심을 소멸하게 만들고 있다. 이 무리들은 죽지도 않고 벼룩처럼 잘만 번식한다.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을 태운다."라는 속담이 빈대를 보호하기 위한 말이 아닐까 쓸데없는 의심까지 든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까?"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는 날이 와도 아쉽지 않도록 같이 일해서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굳이 스스로 지옥을 만들 이유는 없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싫어한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언젠가 회사를 떠난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살아가자.

"내 발로 개판 같은 회사에서 웃으면서 스스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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