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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 금지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by Jeader

노력해도 안 되는 이유 p.56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쓰고 할 수 없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지혜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일이 있다. 내가 할 일, 남이 할 일, 하늘이 할 일이 그것이다. 노력한다고 모든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혜는 그걸 구분하는 것이다.

《다 이유가 있다》(한근태, 클라우드나인, 2023.07.28.)


살면서 참 많은 도전을 해서 가끔은 실패도 하고 가끔은 성공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막상 지나면 그냥 삽질을 하는 것도 있었고 제대로 공략하여 성공한 일도 있었다. 사실 나의 인생은 청춘은 청춘이라 삽질이 많았고, 중년은 중년이라 헛손질이 많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참 쓸모없는 노력을 강요받는 일이 많다. 조직의 화합, 안녕, 발전 등의 다양한 목적을 내세우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사적인 이익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겨져 있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뭉쳐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자신의 사내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함인 경우가, 나의 희생을 통해 조직의 안녕이 온다고 믿었지만 그냥 자신이 하기 싫어 떠넘긴 경우도 있었다. 모든 행위의 끝에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는 게으르지만 이기적인 사람이 꼭 있다.


살면서 항상 새로 온 부서장들은 새로운 일을 벌이려고만 하고, 기존의 일은 나 몰라라 한다. 뭐 사실 이들에겐 자신이 어떤 일을 해냈다는 업적이 필요하지 기존부터 하던 일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업적이 되지 못한다. 관료제와 유사한 조직 상황에서 새로운 부서장은 자신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 이것을 실현 가능한 능력이 있음을 강조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야 한다. 보통 말로만 그럴싸하게 포장된 사탕발림 같은 자기주장이지만, 이런 자기 과시를 잘 표현하는 능력을 중시하는 사내문화도 있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본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새로 온 부서장들은 하나같이 기존 부서장이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자신은 전임자가 저지른 과오를 치우고 있다고 강조한다. 조직은 연속성도 없고 큰 발전 없이 이름만 바꾼 새로운 사업을 끝없이 기획하고 발표하지만 일상의 사고에는 내 책임이 아니라는 무책임의 반복성을 가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해야 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성과를 낼 수 있는 것과 내가 해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구분할 수 있게 되자 조직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이제는 헛된 삽질을 논리 정연한 이유로 거부하게 된다. 그러면 구구절절해야 하는 이유를 고장 난 라디오처럼 반복해서 듣다 지쳐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강요한다. 뭐 하든 안 하든 어차피 내년에는 이런 생각이 쓸데없는 삽질이었다는 환경의 변화가 오겠지만 작은 씨를 뿌리는 행위보다는 당장 마른걸레 물 짜기를 선호하는 환경에서 뭐라도 짜내야 하는 상황이 원통할 뿐이다.


오늘은 외부 출장을 갑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내일 스스로 세상에 희망의 빛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많이 듣고 배우고 돌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삽질을 잠시 멈추겠습니다. 내일의 씨를 뿌리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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