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호너구리 Mar 12. 2024

세후 190 인간 - 슬픔의 가격표

이거 얼마인가요? 10만원입니다.

2024년으로 되면서 월급이 인상된다는 이야기를 사무실에서 들었다. 당연히 큰 액수는 아니고, 10만원이었다. 

아마 그럼 세후로는 199만원 정도 될것이다. 이래저래 마음에 드는 월급은 아니지만, 당장에 방법은 없었다.


다른 분야로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여러번의 면접을 봤지만 결국 이직은 하기 어려웠다. 


최근 안좋은 경기로 인해 취업시장도 내가 체감이 될 만큼 경직된 상황이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당장에 사표를 던지는것은 당연히 최악의 선택지라고 생각하기에 지금 직장에 그대로 있다. 


그런저런 하루를 보내다가 월급날이 왔다.


어찌된 일인지 내월급은 그대로 였고, 머리속은 복잡해졌다. 


내가 혹시 잘못 들은것인지, 아니면 월급자체를 안올려줄 생각인지, 아니면 월급이 잘못 들어온건지.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휘져어갔다. 


한참 머리를 싸매고 두통에 시달리고 결국 월급에 대해 물어봤다.


일단 돌아온 답변은 사무실 특성상 1,2월에는 작년 수준의 월급이 지급된다는 것이었다.


이래저래 이해는 되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슬프고 외로워졌다.


나의 슬픔이 10만원이란게 슬펐다. 10만원이라는 돈은 나에게 컸었는지, 슬펐다.


누군가에게도 10만원은 큰돈인건 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사용할수 있는 돈이라는 것을 안다.


사회에 노출되고 비교하고 남과 비교하여 이렇게 된거겠지만, 슬픈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내 슬픔에 대한 가격표가 정해지고 붙여진 느낌이 들었다.


10만원짜리 슬픔은 언제쯤 휘발될까. 그만큼을 벌면 휘발되는 것일까.

작가의 이전글 세후 190 인간 - 상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