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호너구리 Mar 20. 2024

금붕어

둥실둥실

초등학교 시절. 다같이 금붕어를 키우는 수업이 있었다. 각자 한 부분씩 맡아서 어항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내 역할은 어항에다가 넣을 돌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엄마에게 돈을 받고 동네에서 동물도 팔고 이것저것 파는 펫샵 (그당시에는 다른 이름이었을텐데. 기억이 나지않는다.)으로 갔다.돌을 사러갔지만, 주인 아저씨가 어항을 만드냐고 물어보시더니, 젤리같은걸 깔면 뭐 산소가 나온대나 뭐래나..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저씨의 말을 믿고 그 젤리같은 구슬을 샀다.그러고 나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문득 뜨거운 햇빛이 생각났다. 금붕어들이 햇빛이 뜨거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부레옥잠이 뭔지도 잘 몰랐지만, 일단 부레옥잠도 사서, 집으로 갔다. 다음날 학교로 가서 금붕어 어항을 만들었다. 


같은조 아이들은 부레옥잠을 왜 가져왔냐고 물어봤다. 당연하다. 아무도 부레옥잠을 가져오지 않았으니깐.

그리고는 내 생각에 대해 말해줬다. 금붕어들이 햇빛을 피할때가 없어서 그늘처럼 하면 좋을것 같아. 라고

그래도 참 순수한 아이들이었지만,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다른조에 비해 가장 독특한 어항이 되었고, 젤리의 효과인지, 다른 금붕어들이 죽었을때, 우리 조의 금붕어가 가장 오래살았다 .그 덕분에 금붕어들은 학교 연못으로 가게되었다. 학교가는길, 돌아오는길, 늘 금붕어를 구경했다.사실 그쯤되면 내 금붕어가 무엇인지 까먹었던것 같다. 그저 바라보는게 좋았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 어항이 있었다. 하염없이 어항을 바라보았다. 

그러다보니, 내 주위로 금붕어가 떠다니는것 같았다. 아마 어린시절 이런꿈을 꾼적이 있다.

물고기가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그런꿈.

작가의 이전글 일상으로의 초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