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용 작가님을 알게 된 건 아주 오래 전,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그리 유명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때 정말 우연히, 카톡 페이지에서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영국에서 지내며 제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한번 뉴욕에서 댄서로 활동하던 친구가 런던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와 술을 마시며 나눴던 말이 딱 제 심정 같았습니다.
"Newyork and London are the cities of unforgiving. Nobody gives a shit when we fail."
"뉴욕과 런던은 무자비한 도시야. 우리가 실패하든 말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거든."
이방인들 사이에서 또다른 이방인. 모든 것이 낯선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력서를 들고 무작정 거리로 나섰던 나날들은 매일이 도전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에디터라는 직책에서도 동등하지만 결코 동등하지 않은 위치, 회사 동료들의 은근한 인종 차별과 성희롱 등등.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고 또 부딪히는 동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제 마음은 괜찮지 않았던 겁니다. 그저 타인들의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었을 뿐이었고요.
그때 이수용 작가님의 글을 읽고 밤새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글에 위로를 받는다는 게, 그것도 지구 반대편의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말이에요. 그때 작가님 덕분에 제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보다도 내가 나 자신에게 형편 없는 태그를 붙이고, 마치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것마냥 날 몰아붙였다는 사실을요.
다시 달려나갈 힘은 멈춰 선 시간에서 얻을 수 있다.
신간에서도 작가님의 글은 여전히. 정말 여전히 따뜻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가 구독한 첫 브런치 구독 작가인 이수용 작가님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최근 저희 둘다 많은 선택들로 인생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린 걸로 압니다. 부디 앞으로 가고자 하는 모든 발걸음에 무거움이 없길, 우리 모두 건승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