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내려가는 중이 아니라 헤엄치는 중인 줄
냇가에서 물장구도 치고, 헤엄도 치며 물과 친해지고 나면, 그 물이 흘러 드는 바닷가에서도 똑같이 물 만난 고기처럼 살고 노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냇가에서든 바닷가에서든 발을 헛디디곤 하는데, 그러면 물가에서는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에 경각심을 갖게 된다.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안일한 마음과 두려운 마음 사이 그 어딘 가에서 예전보다는 그래도 조금 더 노련한 자가 되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때로는 헤엄을 치고, 때로는 파도를 타고, 때로는 키를 돌리며 이곳을 파악하고 장악했노라는 착각에 빠져 든다.
물살이 거세더라도 떠내려가지는 않을 것처럼, 풍파가 몰아치더라도 지나간 뒤에는 다시 방향을 찾을 것처럼.
그러다 더 깊은 곳에 빠져 본 뒤, 더 넓은 곳을 헤메고난 뒤에야 다시 배워 알게 된다.
물은 내 손에 담기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노를 열심히 젓더라도 세상은 더 광막하다는 것을.
그리고선 다시 손을 모아 한 움큼, 두 움큼 떠모으겠지. 휘적거리겠지.
전보다 조금 더 덤덤하게.
담기지 않더라도, 막막하더라도.
내가 곧 삶이고, 세상인 것을, 너희 또한 그러할 뿐임을.
우리 모두 같을 수 없지만 하나인 것을 알기 때문에.
부처를 만나거든 부처를,
조사를,
아라한을,
부모조차,
나조차.
그게 누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