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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e Apr 26. 2019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

나일강, 적도, 실버백 고릴라, 빅토리아 호수

나일강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한 캠프에서 연박을 한 곳은 우간다의 유명한 관광지인 Jinja에서 였다. 나일강 배경으로 캠프라니 없던 역사 뽕이 가슴에 차올랐다. 

아침과 저녁의 나일강풍경, 여기도 Baboon이 돌아다니네
요긴 우리 옆 캠프였는데 누가 조그맣게 태극기를 기증해서 걸려있는게 싱기방기했음

마침 우리가 방문한 기간이 Kayak the Nile이라는 페스티벌 기간이어서 세계 각지에서 온 선수들이 카약 기술을 뽐내거나 래프팅을 선보였다. 마침 우리 캠프에서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고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나도 차를 얻어타고 한시간을 달려 찾아가 관광객들과 동네 주민 틈에 끼어 맥주를 마시며 관람했다. (화장실은 역시 Bush Toilet...)날이 더워 발도 강물에 좀 담그고... 나일강에서 동네 계곡 기분내기 ㅎㅎ

급류보소

축제기간이다보니 밤이 되면 캠프에 있는 바에서 매일 두세시까지 파티가 벌어졌는데 얼마나 신나게들 놀았는지 다음날 한 사람은 심정지가 와서 급하게 CPR하고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는데 살았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전날 로컬에서 산 몰핀을 맞고 이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꼬치는 너무 질겼... 캠프주변에는 길거리 음식이 싸고 많아서 식사 당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행복했다. ㅠ 차파티와 오믈렛 x_x

물은 무섭지만 그래도 나일강에 왔는데 물에 몸은 한번 담궈야지 싶어 Stand up Paddle을 신청했는데 마침 그날 강풍이 불어 초보자인 내가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tandem kayak(2인용 카약)을 권유하길래 얌전히 바꿨다. 음료는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일몰을 바라보며 칵테일과 맥주를 꽐꽐 부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만 정줄놓고 마시다보면 강물로 뛰어들어 일을 봐야 한다(...) 캠프를 벗어나면 화장실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여행 내내 마시는 음료의 양을 항상 경계했던 날들. ㅎㅎ

어쨌든 카약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힘들었다. 두시간 쯤 노를 젓고 나니 손에 물집도 잡히고 해서 나중에는 (마침 나는 가이드와 같이 탔기 때문에) 가이드에게 팁을 더 주고 좀 편하게 가자 싶어 노를 젓다 말다 했다. 같이 출발한 커플은 폴란드+노르웨이 국제커플로 덴마크에서 일하면서 사는 친구들이었는데 노르웨이 사람도 덴마크가 더 살기 좋다고 해서 신기했다. 어딜가나 물어보는 North or South Korea 질문에 지겨워서 그냥 북에서 왔다고 농담도 하며 회복기에 있는 남북 관계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다. 


적도를 지나 Queen Elizabeth Park로


차가 잠시만 정차하면 행상들이 우르르 몰려와 간식거리를 판다. 맛은 괜찮았다 :)

진자에서 떠나는 날 아침에 적도선을 지나게 되어 잠시 멈춰 단체사진도 찍고 기념품 가게도 둘러보았다. 남반구로의 첫 여행지가 우간다가 될 줄이야... 

적도에서 단체사진. 이때만 해도 나름 덜 탔었네...

Queen Elizabeth Park로 가는 도중 묵은 캠프는 Kalinzu Forest에 위치한 에코 캠프로 역시 매우 기본적인 시설만 갖추고 있었다. 캠프 주변에 Baboon이 제일 많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루 종일 12시간 넘게 차를 탔는데 따뜻한 물로 마음껏 씻을 수 없어서 넘나 슬펐다. 하지만 그집 아이들이 너무 귀여웠음! 

초원에는 Ranger들이 일부러 불을 내서 밭으로 바꾸기도 한다. 
평생 본 일출보다 이번 여행에서 본 일출이 더 많을 듯... 그만큼 일찍 출발한 날이 많았다는 뜻이죠.

사실  퀸엘리자베스 국립공원은 고릴라 마을로 가기 위한 길목에 있는 곳이었을 뿐 특별히 인상적인 곳은 아니었다. 대신 마지막 날 밤 투어 그룹 내에 막장 드라마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남남 친구끼리 온 (무려 10년지기) Tjird와 John이 있었는데 바에서 여자들이랑 같이 술 마시다 John이 둘이 같이 쓰는 텐트에서 거사를 벌이려다 Tjird의 반대(둘이 이런 일이 생길 경우 텐트에서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때문에 실패하자 난투극을 벌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온 캠프가 말리고 진정시키느라 난리가 났다. 마침 그들의 캠프는 내 옆 텐트였고 존은 버스에서 내 옆자리에 앉는 친구였는데 다음날 아침 술에서 깬 그는 부끄러워서인지 Tjird와 갈라서서인지 가까운 마을까지 태워준다는 제안도 뿌리치고 자진해서 캠프를 떠나기로 했다. 나였으면 그냥 경찰에 신고해버렸을텐데 가이드인 Joe와 Robert는 그를 끝까지 진정시키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엄청난 서류작업과 조사 때문에 우리 여행 모두가 지연될까봐 그랬다고 한다. Tjird는 그렇게 미친 친구의 모습을 10년동안 처음 보았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 여자가 술에 약을 탄게 아닐까 했다. 나중에 John은 문자로 사과 메시지를 보내왔다. 



Queen Elizabeth Park에서 고릴라 마을 Kisoro로

고백하자면 사실 우간다는 실버백고릴라 트래킹을 제외하면 단지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하고 간 곳이 아니라 그런지 별 기대가 없었는데 평원과 초원의 나라 케냐와 대조적으로 Kisoro에 다가갈수록 고산지대의 전혀 새로운 풍경이 신기했다. Kisoro는 콩고와 국경을 마주한 곳인데 예전에도 관광객으로 붐볐겠지만 르완다쪽에서의 고릴라 트래킹 가격이 급 오른 이후 더욱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진 듯 했다. (그래도 아시안은 드물었다는...)  

고산지대를 드라이브하며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어...

고릴라 트래킹에 앞서 Optional tour인 커피 투어를 신청했다. 나름 핸드드립 바리스타 2급도 있고 커피 애호가라 생각해왔는데 우간다 커피는 접해본 일이 거의 없었고 오가닉 방식으로 재배한다는 점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좋은 커피를 마신지가 너무 오래되서 금단증상때문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 체험이 정말 좋았다. 커피 나무로부터 한잔의 커피잔으로 내게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오게 되는지와 우간다 커피의 우수한 품질도 확인할 수 있어서 심지어 한국에서 13년째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캐나다인 Darren과 함께 한국에 수입해볼까 생각할 정도였다. 

from tree to cup
손수 로스팅해주시는 농장 사모님
로스팅 정도에 따른 커피빈의 색상 차이. Medium Roast가 향이 더 살아있고 카페인을 더 함유하고 있어서 더 맛있었다. 
그라인딩 너무 힘듦 �
커피 오일때문에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한잔의 커피. 너무 맛있었다!
농장주께서 설명해주시는 내내 우리를 졸졸 따라다녔던 주인집 아이들과 동네 친구들



다음날 아침 Bwindi National Park에 고릴라 트래킹을 향해 출발했다. 실버백 고릴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2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초초 멸종위기 동물이라 항상 레인져들이 지켜보며 보호하고 있었다. 서식지가 열대 우림 깊숙히 자리한 까닭에 등산을 해야 했는데 내가 속한 그룹은 최강 레벨로 약 5시간동안 산을 타게 되었는데 다행히 비도 만나지 않았고 위험한 동물도 만나지 않았다(코끼리 등을 만날 경우를 대비해 그룹 앞뒤로 총기를 소지한 레인져들이 호위한다). 난생 처음 보는 열대 우림은 너무 아름다웠고 등산의 민족 한국인답게 늘 선두 그룹을 유지하며 등산을 즐겼다(다시는 쟈근 한국인을 얕보지 말아라 양인들 ㅎㅎ) 다만 산세가 매우 험하여(거의 엉덩이로 탄 구간도 있음) 우리 그룹에서 두명이나 발목을 삐었고 붉은개미가 옷 속으로 들어와 엄청 아프게 물어서 괴로웠음. 남들이 다 신청한다고 해서 신청한 트래킹이 생각보다 비쌌고 고릴라에 별반 관심이 없었던 나이지만 막상 아름다운 열대우림 풍경과 이 흥미로운 생물을 관찰하는 경험이 매우 즐거웠고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어졌다. 

짐되게 지팡이는 왜주나 했었는데 막상 산에서 엄청 도움이 되어줌
처음 마주친 알파메일 실버백. 약간 경외롭기까지 함
11마리로 이루어진 그룹 내 넘버투
등에 은색 무늬가 있어서 실버백 고릴라라고 불린다. 
트래킹이 끝나면 수료증도 준다.



르완다 제노사이드 메모리얼

고릴라 트래킹 이후 르완다쪽으로 국경을 넘었다. 과거 프랑스령이어서 오른쪽으로 운전하는 나라에 오니 왼쪽으로 운전하는 나라에 그리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또 새삼 헷갈리는 것이었다. 르완다는 탄자니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지나는 길에 3일간 이동만 했는데 아프리카에서 제일 깨끗한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길도 앞서 두 나라에 비해 평탄하고 깨끗했다. 월요일마다 국가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청소한다고 한다. 

가는 길에 키갈리에 있는 제노사이드 메모리얼에 방문했다. 25년 전 르완다 내에서 벌어진 Tutsi족의 Hutu족에 대한 일방적 학살은 너무 끔찍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이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잃은 상처가 얼마나 지나야 치유될 수 있을까?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이 동네 점심은 일종의 감자전이다. 
Hygiene is my concern, too.



동물의 왕국, 탄자니아 

다시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로 여행을 계속 했다. 우간다에서도 잠깐 지났던 Lake Victoria를 탄자니아 쪽에서 묵게 되었는데 캠프가 너무 아름다워서 하루만 있기 아쉽다고 말하기 무섭게 다음날 불개미들에게 어택당해 텐트에서 개미를 제거하느라 아침부터 사투를 벌이는 바람에 개미 공포증을 얻게 되었다. 

세상 평화로운 풍경

세렝게티 초입에 위치한 캠프, 개미전쟁 여파로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혼자 묵기 황송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야외 샤워 �
아침식사도 포함되어 있다.

세렝게티 초원은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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