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llenbosch & Cape Town
드디어 8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마지막 포스팅이다. 트럭킹 마지막 목적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었다. 나미비아 마지막 숙소였던 Orange river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중간에 한 와이너리에서 묵으며 와인테이스팅을 즐겼다. 완전히 사막인 나라에서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녹지가 되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오랜만에 보는 문명! 잘 포장된 도로와 LTE...LTE가 터진다.
와인 테이스팅은 이곳 하이랜더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와인들 7종이었는데 사실 그렇게 맛있진 않았지만 매니저가 귀여우니 넘어가도록 한다.
이튿날 남으로 남으로 달려서 도착한 곳은 남아공 최초의 백인정착지이자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스텔렌보쉬였다. 사실 트럭킹 코스에 포함된 줄 모르고 케이프타운 이후 혼자라도 방문하려고 레스토랑 예약도 잡았었는데 코스에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냉큼 신나서 일정을 조정했다. 이 곳에서 이틀 묵는다는 사실을 알고 편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원래 가기로한 캠프가 무슨 행사가 있어서 급 변경한 캠프가 완전 야생(...), 파워 플러그도 없고 샤워와 화장실도 공용이고 멀고 업그레이드 가능한 방도 없고 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나는 그만 충동적으로 기존에 봐두었던 Jordan 와이너리의 리조트를 결제하고 캠프를 또 이탈하고 말았다.
만장같은 방, 만장같은 욕실, 귀여운 do not disturb sign, complimentary wine까지! 사실 가구라든지 약간 고급 리조트라고 보기에 미흡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와인농장이 너무 아름다웠고 레스토랑에서 실컷 먹고 마신뒤 이동할 필요 없이 바로 드러누워 쉴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도 탈출하기 잘했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냈던 캠프를 생각하면 더욱(...)
첫날 방문한 레스토랑은 진즉 한국에서부터 예약해두었던 Overture, Hidden valley winery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높은 지대에 위치한덕에 도시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도 멋지고 오랜만에 접하는 고급진 음식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어서 나도모르게 그만 과식(& 과음)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 곳 와이너리의 와인보다 사실 다른 와이너리와의 페어링이 훨씬 더 좋았다.
6 course tasting menu with wine pairing
OliveBread:country loaf, mosbolletjie with home made ash butter Egg mayonnaise
Raw Lambertsbaai bream, cucumber, sea lettuce, avocado, mint, sesame dressing - HV Treasure 2018
Caramelised cauliflower, cauliflower puree, Klein river Danbo cheese, Maison beetroot, sout spinasie - Viognier 2015 (Best!)
Twice baked Gruberg soufflé, Jamestown spinach, kale - HV brut (Best!)
Lowerland famieliemeel pap, grilled ox heart, Jamestown aubergine, tomato - HV pinotage 2015
Dry aged beef, mushroom, celeriac, BBQ glazed onion, sorrel - HV gems2016
Aan de Doorn fig and almond tart, Vanilla ice cream - Thelema riesling 2009
나머지는 이름이 기억이 안남..술 취해서 사진 손떨린것좀 보게!
본격 먹방은 점심식사로.
3course with wine pairing
식전빵과 아뮤즈부쉬, 샴페인은 따로 주문함.
Steamed Saldanha bay mussels ‘papillote’ with lemon grass, coconut milk, chilli, lime, ginger, garlic, coriander -Jordan the Real McCoy riesling 2017
Confit kroon duck leg, tomato and white bean stew, grilled aubergine, roasted vine tomato with basil - Jordan the prospector Syrah 2015(tobacco and tannic)
Rooibos soufflé, crème anglaise and lemongrass ice cream - Joostenberg Noble late harvest 2017(strong apricot flavour)
조던 레스토랑은 와인도 와인이지만 밥이 참 맛이 좋았는데 점심을 예약한 탓에 3코스밖에 먹지 못해서 아쉬웠다(꿀꿀) 빵이 진짜 맛있고 아시안 터치가 가미된 접시가 많아서 오랫동안 아시안을 먹지 못한 한도 풀어주었고. 그리고 조던 와이너리는 화이트 와인이 예술임. 레드 말고 꼭 화이트를 마셔야한다.
와이너리 가격에 살 수 있었던 좋은 빈티지의 남아공 와인. 한국엔 많이 수입되지 않아 생소했는데 저 나인야드 (Nine yard) 진짜 맛있다. 또 마시고 싶어 ;_;
마지막 먹방은 내가 남아공에서 가장 사랑했던...
Six course menu
푸아그라 마카롱과 미니버거가 기다리는동안 제공되고.. 저 넓은 마당에 올빼미가 걸어다니고 있었다.
Seabass
Teriyaki, Sesame, Watercress, Avocado ~ 2016 Ghost Corner Bowline
Tête de Moine cheese tortellini peanut and Apple purée ~ 2016 Anselmo Mendes muros Antigos Alvarinho
Pan Seared Langoustine
Pickled Turnip, Fennel and Cabbage Coleslaw, Choron Sauce ~ 2017 Crystallum Mabalet Pinot noir
Beef Fillet the chef is from Brazil
Plum Purée, Coffee and Parsnip ~ 2013 Rust en Vrede Estate Blend
Doce De Queijo
Snow, Butterscotch ~ 2017 Iona Riesling
Passion Fruit Marquise
Crème Fresh Ice Cream, Salted Caramel Doughnut ~ 2017 Ken Forrester noble T
마지막으로 깜짝 초콜렛선물로 마무으리까지! 모든게 너무 훌륭한 식사였고 다음에 또 온다면 이 와이너리에 묵을것이다!
이렇게 먹방은 마무리하고 여행의 종착지인 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도착 이후는 더이상 그룹으로 다닐 필요 없이 자유여행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업그레이드 예약이 꼬여 결국 나는 다른 호텔을 잡아 또 탈출하게 되었다...
일단 가장 유명한 V&A waterfront부터 살펴보았다.
다음날 오후에 방문한 테이블마운틴. 케이블카는 12시반인가 1시인가 지나면 할인되니 천천히 방문해도 좋을 듯. 이곳도 한국에서 본적 없는 지형이라 신기했다. 일찍 일어나서 하이킹을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나란 게으름뱅이는 케이블카를 타고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관광 후에는 시간이 남아 아프리카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Africa에 들렀다. 원래 공장인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덕에 내부의 실린더의 형태가 독특하고 아름다운 구조의 건물이었다. 작품 자체보다 건물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있었음.
케이프타운에서의 마지막날은 케이프반도를 돌아보는 원데이투어로 정했다. 차 없이 혼자서는 돌아다니기도 어렵고 해서 예약한 상품인데 셀리아&피에르 커플을 우연히 만나 같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 외에는 모두 혼자 온 유럽 청년들이었다.
사실 뭐니뭐니해도 내 최애는 펭귄인데 펭귄 군락지로 유명한 Simon's town, Boulders beach에 가는 것이 이 여행에서 나의 하이라이트였다.
마지막으로 묵었던 호텔인 The Vineyard. 고급스럽게 아름답고 외곽에 위치해서 조용한 호텔로 다음에 또 묵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다만 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으니 관광보다는 조용히 쉬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렇게 80일간의 아프리카 일주를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남친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같은 투어그룹에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가든 로드로 향했고 어떤이는 모잠비크로, 집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다. 처음이라 무서워서 단체여행을 택했지만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집사람과 함께 주요 포인트만 뽑아서 여행하고 이번에 가보지 못했던 북아프리카 지역도 가보고 싶다. 언젠가 또 기회가 있겠지? 아쉬움이 남아야 또 희망이 생기는 거니까.
안녕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