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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뉴 마미즘' (The New Momism)-2

by 서혜진 Jean Seo


‘New Momism’ (뉴 마미즘)은 여성들에게 엄마 역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력한 기대를 부여한다. 그래서 ‘New Momism’은 여성이 일과 양육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라고 제안한다. 이는 여성이 자신의 직업경력과 모성의 균형을 성공적으로 맞출 수 있다는 환상을 의미한다. 반면에, 현실에서는 ‘일’과 양육의 요구를 매끄럽게 조정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New Momism’은 여성이 사회적 및 경제적인 제약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지적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모성애를 우선시해야 하는 한다는 엄청난 사회적 압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직업을 위한 것이든 자기 관리를 위한 것이든 자녀와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것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 직면하는 어려움은 흔히 듣는 이야기이다.





‘워킹맘’들의 경우에는 엄마들이 가족을 돌보는 역할과 경제적 활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며, 일과 가정 업무를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뉴 마미즘’은 강조한다. 그야말로, “슈퍼맘”의 전형이다. 반면, 전업주부인 엄마들에게는 마치 본연의 ‘일’인 ‘full-time' mothering을 교육적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무언의 사회적 압력을 드러내는 것이 이 ‘New Momism’ (뉴 마미즘)이다. 특별히, 전업주부맘들에게 이 ‘New Momism’ (뉴 마미즘)이 제시하는 ‘완벽한 mothering’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과 압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이 “자녀의 대학입시”이다. 다시 말하면, ‘모성애의 표준화”에 대한 엄마의 대응 전략이 ‘교육’으로의 맹목적 투자인 격이다. 결국 ‘직업’과 ‘mothering’이 매끄럽게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New Momism’ (뉴 마미즘)이 가진 내재적 모순이다. 왜냐하면, ‘워킹맘’과 ‘전업주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실패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Douglas and Michaels, 2005).





앞서 다루었 듯이, ‘뉴 마미즘’은 미디어를 통해 엄마들은 자신을 희생하고 자기희생적인 모성을 실천해야 한다는 강력한 압력을 준다. 가장 완벽하고 존경받는 엄마가 되는 방법에 대한 완전히 비현실적인 미디어의 ‘맹공격’에 엄마들은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메시지는, ‘만약 당신이 엄마라면, 당신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자녀는 항상 행복해야 하고, 자녀교육에서의 성공은 마치 자녀의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mothering이라는 공통의 메시지이다. 이를 위해서, 엄마는 자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해 주는 완벽한 ‘아카데믹맘’이 되어야 한다는 압력 앞에 엄마들은 속수무책으로 ‘사교육’에 매달랄 수밖에 없다. 자녀의 교육적 성과가 지구상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되어버린다. 투명한 목적에서 변질되기 쉬운 mothering이 삐끗 자녀와의 갈등의 상황이라도 생기면 이를 합리화하는 것이 ‘요즘을 다 그렇게 해’라는 윽박지름으로 mothering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무지한 엄마’가 되기보다, 차라리 자녀에게 ‘나쁜 엄마’로 남기를 선택한다. 엄마로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강렬할 수 있지만 어떤 엄마들은 이 압박만큼 더욱 ‘사교육’에 몰입할 것이고, 어떤 엄마들은 이 압박과의 ‘투쟁’을 멈추고 ‘시골’로 가거나 ‘해외’로 가기도 한다. 결국 엄마가 어렵게 만들어가는 ‘취향의 mothering’은 중심을 잃는다.






양육의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고 배웠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겸손하게 엄마의 무능력을 인정하자”를 외칠 것이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데, 만약에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순종적이고 엄마의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에 한없이 겸손해진다. (그러고 보면, 양육에 어떻게 전문가가 있겠는가?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반면, 나의 자녀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엄마’인 내가 전문가 아니던가? 내 자녀를 나보다 잘 아는 전문가가 있을 리 만무하다는 자신감을 갖자. 전문가처럼 보이는 미디어 속의 그분들도 나처럼 어려운 시기를 모두 다 지나갔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세상(미디어, 사교육 업체 등)이 만들어내는 많은 왜곡된 이미지에서 나의 mothering의 중심을 잡기가 쉬워질 것이다. 이런 ‘성찰’이 엄마의 일상에서 ‘취향의 mothering’을 지켜줄 것이다.


사진: Unsplash의Sixteen Miles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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