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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mothering-5(시작)

by 서혜진 Jean Seo


한 아이의 엄마가 묻는다. “언제쯤이면 우리 얘가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이 끝날까요?. 이 아이는 (부유한 집안 출신의 딸인 엄마와 전문직 아빠를 둔 전형적인) 남들이 부러워하는 Upper-middle class집안의 아들이다. (Upper-middle class (중상류층)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소득, 생활 방식 및 사회적 지위 측면에서 중산층보다 높지만 상류층보다 낮은 사회 경제적 집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편안한 생활 수준을 누리고 교육 및 직업 기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들은 전문직종의 직업군에 속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중산층 또는 저소득층에 비해 재정적 안정성이 더 높다.)






“어제도 핸드폰 끄고 나가서 연락이 안 돼요. 일부러 안 받는 거예요” 자꾸 집을 나간다고 했다. 그동안은 그래도 밤늦게라도 집에 들어왔는데, 요 며칠 전부터는 새벽에 들어온다고 했다. 처음에는 소리 지르고 혼내고.. 어르고 달래고 별 수단을 다 해봤는데, 왠지 벽 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도 했다. “이제 안 그러겠다고 얘기해요.. 그리고 학원 다녀오겠다고 나가서 학원도 안 가고, pc방에 가서 5시간 내내 있다가 밤에 들어와요. 그래도 pc방은 나은 거예요 더 심각한 것은 얘가 우리 집 앞 공원에서 혼자 앉아있다가 밤늦게 돌아올 때도 있다는 거예요..(자꾸 ‘잠수’를 타는 아이 때문에 위치추적(?)하는 ‘앱’인가(?)로 아이의 위치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앱에 나온 위치를 보니 우리 집 앞 놀이터인 거예요. 애가 왜 저러고 있는지 마음이 철렁했어요”






그래서 모든 학원을 끊고, 전 과목(이 엄마는 정말 전 과목을 다 시킨다) 집에서 하는 과외선생님으로 바꿨단다. “그랬더니 이게 더 가관이에요…. 얘가 선생님이 오셨는데 방문을 잠그고 안 나오는 거예요…. 나참.. 창피해서.. 어떨 때는 벽장에 들어가 있어요...” 선생님이 한 시간을 기다리다 집에 가시기도 했단다. 뭐라고 혼내면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엄마에게 같이 소리 지르기'였다고 한다. 밥도 안 먹고. 이게 아이의 ‘시위’, 이고 ‘반항’이었다고 했다. 중 2부터 시작된 이 전쟁은 학교 시험기간에는 극에 달했다고 한다. 시험 결과에 대해서 한숨 쉬는 엄마는 애가 타는데, 아이는 무감각하다고 한다. 이쯤 되면 원수가 따로 없다. ‘아들이다 보니 다른 선배엄마들이 원래 그런다고, 그래도 엄마는 할 것은 해야 한다'라고 얘기들을 하다고 했다. 그래서, 여전히 학교 수행평가며, 과제물프린트를 학교에 가서 ‘직접’ 받아와서 어떤 수단으로 든 ‘대신’해서라도 제출했다고 얘기한다. 중학생이 이쯤 되면, 누구의 공부인지, 왜 공부를 시키는지를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말들을 쏟아낸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요?”라며, 공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은 이미 자녀양육을 “포기(?)”한 것이라는 듯한 말투였다.






중상류층 엄마의 양육의 특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부지불식’ 간에 자녀에게 학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 “취향”의 mothering 특징이다. “얘가 하도 단어 외우는 걸 싫어해서 제가 단어 한 개 외울 때마다 한 단어에 100원씩 주겠다고 했어요.. 며칠 열심히 하나 싶더니만, 그것도 별 소용없더라고요.." (만약 우리 아들, 딸에게 사용했더라면, 분명히 잘 먹혔을 텐데라며 옆에 있는 엄마들은 웃는다). 공부의 동기부여를 외부에서, 그것도 ‘금전적인 보상’으로 받는 아이들은 갈수록 ‘내재적 동기’를 상실한다라고 얘기해 주었다. 또한, 계속 그렇게 mothering을 하면, 목적과 수단을 구별하지 못하는 ‘분별력 없는 아이’가 되기 쉽다’라고도 얘기했다. “저도 잘 알죠.. 그래도 일단은 얘가 워낙 하기 싫어하니까, 이것이라도 시켜야지 별수 있나.. 해서 그냥 그렇게라도 해보는 거예요..”란다. 그다지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보였다. (계속)


사진: Unsplash의Rachael Cro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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