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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혜진 Jean Seo Oct 21. 2023

가족 아비투스-Family habitus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는 가족 내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일련의 가치, 신념, 행동 및 관행을 의미한다. 가족 구성원이 운영하고 선택하는 공유된 문화적, 사회적 틀을 나타내는 가족 습관에는 양육 스타일, 종교적 신념, 교육적 열망 및 사회 계급 태도와 같은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 당연히,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는 가족의 사회 계층, 민족 및 지역적 배경을 반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종종 더 넓은 사회 구조 및 문화적 규범과도 상호 연결된다.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에서 ‘취향’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경제력과 관련된 문화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사교육’을 통한 교육 마더링은 교육에서의 가정 경제력의 표현이 가장 눈에 띄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엄마의 mothering에는 큰 원칙을 먼저 정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부르디외는 <구별 짓기>에서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계층구조가 어떻게 유지되고 재생산되는지를 논한다. 기존의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 계층 간의 자연스럽게 여기는 문화에 관한 분석을 중심으로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문화적 취향에 대한 선호도는 가정의 교육 수준과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출신계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제시했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 계층과 그들의 취향 사이의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하며, '아비투스(habitus)'라는 새로운 개념은 여기서 강조된다. 계급과 지위의 차이들을 유지하는 방식과 사회적 지위에 따른 문화와 습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설명을 한다. 문화 또한 교육체계를 통해 부여되는 '안목', ‘취향’이라고 일컬어질 ‘아비투스’는 개인의 살아온 ‘역사’, ‘삶의 궤적’을 통해 나타나는 산물로, mothering에 의해 가정 내에서 재생산된다. 

 





자녀교육을 위한 mothering에서만큼 ‘아비투스’를 일상적인 선택에 적용할 수 있는 변별적이고 탁월한 기능을 드러내는 것도 없다. mothering과 관련된 엄마의 ‘취향’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실제로 ‘사회성이 좋아야 한다’, ‘아이의 마음을 잘 만져줘야 한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학생은 공부를 잘하고 봐야 한다’, ‘인성이 중요하다’등등 다양한 우선순위들이 점철한다. 개인적 취향을 누군가 규정한다면 현대 대한민국사회에서 이것을 허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럼에도 교육과 관련한 mothering에 관한 ‘취향’은 천편일률적인 교집합이 있다. 바로 ‘사교육’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또한 다양한 ‘취향’이 있다. ‘국어를 잘해야 전 과목을 잘한다.’ 입시는 수학이 좌우한다.’ ‘다른 것은 못해도 영어하나라도 잘해야 한다, 결국 대학 졸업하면 취업인데 거기에선 영어가 좌우한다.’ 등등 모두가 저마다의 ‘취향’ 선택의 근거를 댄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다. 듣고 있자면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미칠 지경이다.

 





특별히, 한국의 교육이 동네이름을 따라 대변된 지역적 교육특색이 있는 예시들은 많이 있다. 한국의 교육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의 예가, ‘대치동’으로 대변되는 사교육과 관련한 mothering이다. 분명히 mothering에는 다양한 지역색이 있으며, 나름의 mothering을 구분하고 서로의 특징을 차별화한다. 여기에는 ‘사교육’이라는 마켓쏠루션이 큰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사교육을 ‘정성껏(?)’시키지 않을 엄마가 대치동에 있으면 괴로울 것임은 당연하다. 이처럼 지역별 ‘취향(‘habitus)’은 그 지역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고, 다양한 사회적 관행에 참여하는 방식을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비슷한 예로, mothering에서의 지역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맘카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곳에서는 다양한 지역 정보도 공유하지만, 단연코 많은 정보 공유가 역시 '교육' 관련정보이다. 그리고 그만큼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는 이 지역색에 영향을 받는다. ‘맹모삼천지교’라 했던가? 이를 잘 실천하는 ‘마더링’에 의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요동친다. 이처럼, 부모의 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선택권이 분명한 교육적 ‘구별 짓기’를 보여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교육 특구’이다. 이렇게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매개로 한 지역의 교육적 ‘성향’은 ‘family Habitus’로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받으며, 마더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가 개인이 가정 내에서의 ‘사회화’와 삶의 경험을 통해 습득하는 ‘성향’, ‘습관’, ‘취향’의 집합을 가리킨다면, 본질적으로 각 가정은 자녀의 기회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뚜렷한 ‘아비투스’를 가진다. 그 행위의 주된 행위자이자 아이의 ‘롤모델’로 따라가고 싶은 모방의 대상은 주 양육자이기 쉬운 엄마이다. 또한 엄마는 mothering이라는 구체적인 일상의 ‘선택’과 ‘행위’에 따라, 자녀의 사회화 과정을 통해 부모 세대에서 설정한 ‘Family habitus’인 가족의 취향, 성향, 경향성을 자녀에게 전달한다. 어떤 엄마로 어떤 ‘Family habitus’를 세워갈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가 mothering을 결정하지만, 동시에 mothering이 결국 장기적으로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를 결정한다는 점 때문이다.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는 비교적 안정적인 경향이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가정의 변화하는 상황이나 다른 문화적 영향에 대한 노출에 따라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는 변화와 발전을 하는 ‘생명체’와 같다. 그런데, 이 ‘아비투스’가 가족이 살아가고 있는 더 큰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 의해 형성되고 발전과 ‘퇴보’까지도 할 수 있다는 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아비투스’는 변한다. 다만,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엄마는 그 긴 시간이 걸리는 양육의 과정을 위한 ‘대원칙’을 잘 정한다면 그래도 잘해나갈 수 있다. 엄마 스스로가 결혼 전의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가 맘에 안들 수도 있고, 사회문화적, 경제적 여건이 좋은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를 만들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결단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의 다음 세대인 자녀가 좋은  ‘Family habitus’(가족 아비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취향’을 가진 아빠, 엄마가 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이 ‘사춘기’이든, 아이랑 ‘데면데면’하고 친밀함이 사라져버린 관계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그냥 넘기지 말자. 우선은 ‘공부해야 한다’라는 이유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넘겨버리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시기를 다시 찾기가 어렵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감정적 상처’와 학업으로부터 생긴 ‘좌절감’ 위에 스스로의 ‘아비투스’를 만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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