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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브르박 Mar 04. 2021

[생각정리] 결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읽은 후 해보는 생각정리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그들 사이에 닥질지도 모른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는 결혼에 대하여 나온다. 특히, 모리교수와 그의 부인인 샬롯이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반면 미치와 제인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세대를 투영하는 것 같다.


결혼이란 외부에서 보게 되면 낭만적이다. 하지만 반면, 처음의 의도와 다른 관계로 변하기도 쉽다. 결혼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의하여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낭만적인 관계이지만, 서로 죽네사네 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보게 되면 이 보다 어긋난 관계도 없는것 같다.


성인이 되고, 취업을 하게 되면서 나의 결혼 생활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나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은 우리 가족의 형태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동생도 운동선수로 기숙생활을 하여 가족이 모두 모여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아마도 결혼을 하고 만나게 되는 배우자가 외로움에 대한 도피처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나의 취미 활동들이 대부분 혼자하는 활동이지만 사람들 속에 파뭍여 있는것을 선호하는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아무트 그래서 30대 초반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 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리 늦지 않게 내 의도와 맞게 결혼에 성공한것 같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앞날에 대한 기대감, 혹은 걱정. 서로 상반된 감정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러다 나의 생각을 흔들어 놓은 책을 만나게 된다. 결혼할 무렵 직장동료가 선물해 준 책으로 '스님의 주례사'라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까지 한 제목을 지닌 책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외로울때 그 빈곳을 채우기 위해 결혼하면 안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상대방에게 기대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나 혼자서도 오롯이 한 사람이 되었을 때 결혼을 해야 상대에게 기대거나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결혼은 두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는것이지만 한 사람의 빈곳을 다른사람으로 채워 하나가 되는것은 아니다. 두 개의 완전한 존재가 만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관계로 봐야한다.


그래서 결혼을 할때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나 생각, 삶의 방향 등이 비슷한 사람이 만나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부부의 경우 세부적인 가치관은 달라서 서로 부딪힐 때도 있지만, 큰 전제. 삶에 대한 지향점은 비슷하다. 죽기전까지 재미있고, 즐겁게 살자.


다른 하나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군생활에서 우리 중대장은 우리에게 기대가 많았나 보다. 훈련만 하고 오면 매번 실망했다고 하는 걸 보면. 아무튼 이것만큼 삶에 적절한 문장도 없는 것같다. 앞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배우자가 채워주리라는 기대는 섣부르게 하는 것이 좋지 않다. 이런 기대로 이루어진 결혼생활은 이득이 하나 없다. 오히려 독이 된다. 상대방의 동의 없는 기대는 나의 욕심만 키워 결국 상대는 이해하지 못할 실망으로 돌아온다.


지금의 난 큰기대를 하지 않는다. 이 표현이 어찌보면 상대에 대한 관심이 없다거나 무심하다는 뉘앙스가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함께하는 생활속에서 아내는 내게 없는 부분들을 채워주며 나의 삶이 더욱 풍족해 지도록 도와준다.


경제개념이 부족한 나 대신 집안 경제를 이끌고, 야근이 많은 날 대신해 집안일이나 아이를 보살펴 준다. 반면 나도 아내가 어려워 하는 부분들을 메꿔주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안의 기계나 가전들의 관리라던가. 아내가 미처 챙기디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리. 차량 관리 등 서로가 서로의 삶을 위하여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자연스레 맡아가고 있다.


살면서 결혼에 대해 많이 배웠지. 그건 시험보는것과 같아. 자기가 누구인지, 상대방은 누구인지, 둘이 어떻게 맞춰갈것인지 탐색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종종 서로 맞지 않아 부딪히는 부분들도 발생한다. 두 사람 모두 성인군자는 아닐 테니까. 

그래서 결혼생활이란 각자의 모양을 가진 사람이 만나서 같은 방향으로 굴러가며 서로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져서 비슷한 형태 혹은, 서로가 잘 맞는 형태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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