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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May 02. 2023

임원의 길을 걷지 않은(못한) 이유

#23 늘직딩


모두들 꿀 3일 연휴 잘 보내셨나요?

앗 아니다.

어제는 근로자의 날이니

늘작가와 같은 직장인들만 쉬었지요.

죄송합니다.^^


오늘 글 제목 보고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어제가 근로자의 날이고 해서

특집 글(?) 하나 올립니다.

@ 출처 : 네이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입사 합격 축하전화와 카드를 받았을 때

하늘을 나는 듯했던 기분.


특히 늘작가가 합격한 회사는

취업 재수 끝에

두 번이나 도전했던 회사여서

그 감동이 훨씬 컸습니다.


회사에 입사하면

누구나 원대한(?) 꿈을 꿉니다.


회사 합격 통지서를 받고

회사 문을 열고 첫 발걸음을 할 때는

내가 이 회사의 CEO가 되겠다고 생각을 하지요.


그리고 몇 년 일하면서

꿈이 작아지긴 하지만

간부급/은퇴를 앞둔 시점까지도

이 회사 임원에 대한 꿈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 출처 : 도서 '임원으로 산다는 것' 표지


직장인으로서 회사원으로서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먼저 회사 내에서의 길로는

1. 임원이 되는 길

2. 임원이 못 되는 길


회사 밖으로의 길은

1. 다른 회사로 이직

2. 해당 분야 비즈니스 창업


회사 안이든 밖이든

1. 해당 분야 전문가로 포지셔닝

2. 새로운 분야에 도전(창업 포함)


이런 여러 가지 길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한번 여쭤 보고 싶네요.


여러분은 직장에서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요?
임원의 꿈을 꾸고 계신가요?


이전 늘작가가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간부 초년 차 때, 정확히는 해외 주재원 시설 본사 부사장님이 출장 왔을 때 저에게 조언해주신 사건을 계기로  ‘임원으로 가는 길’쿨 하게 포기했었습니다.  (부사장님과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이미 했으니 생략)

@ 출처 : 기업나라

"왜 포기했냐고요?"  회사에서 인정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  회사 내 상황,  저의 개인적인 조건 등을 종합해서 분석을 해보니, 임원 되기는 아주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부사장님과 이야기가 트리거가 되었고요.


1.

그 첫 번째 이유는 ‘나이’때문입니다.

@ 출처 : 중앙일보(2019.12.23)

제가 취업할 당시에는 나이 제한이 있었는데, 만 30세였습니다. 당시 저는 나이 제한을 꽉 채워서 합격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냐고요? 대입 재수 + 군 입대 앞뒤로 1년 지연 + 졸업 후 취업 재수. ㅋ 이렇게 되니 입사 동기 여성이나 군 면제 남성에 비해서는 입사 당시 이미 5~6년 늦었습니다.


그런데 재수 없게도 회사 직급체제 개편으로 동기 전원이 1년 늦게 진급하는 불운.  그것만이 아닙니다. 간부 승진도 탈락을 한번 했습니다. 아 쪽팔리고 아프네...(이 이야기도 넘 잼나는 데, 다음에 한번 글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남들은 특진하는데 저는 이렇게 꼬여서 간부 초년 차 때는 같은 또래에 비해 이미 7~8년이 늦어 버렸습니다.


늘 : "앞으로 특진을 1~2번 한다고 해도 50대를 넘어서 임원 케이스(부장 말년) 첫 해가 된다. 지금 40대 중반에 임원이 나오는데, 누가 50대 초반 사람을 임원 시키겠는가? 내가 오너 패밀리도 아니고, 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생각해 보니 참 기특합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요. ㅋ



2.

두 번째 이유는 이 회사에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입니다.

@ 출처 : 모름

예전에 블로그에서 한번 이야기한 것 같은데, 회사에서 본인의 수준 정확히는 임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아닌지를 냉철하게 스스로 평가를 해야 합니다. 평가 수단은 고과라고 이야기했지요? 제가 고과가 나쁘지 않았고 앞로 열씨미 하면 어쩌면 임원 될 고과를 계속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이 회사에는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더군요. 내가 저 사람들과 경쟁을 해서 임원을 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임원의 꿈을 접었습니다.



3.

세 번째 이유는 내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 좋아하지 않아서였습니다.

@ 출처 : 123RF


저는 이 회사, 이 직업을 대학 다닐 부터 목표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직업을 목표로 했는데, 이 회사 시험 과목이 목표했었던 분야와 비슷해서 입사 시험을 보고 합격을 습니다. 합격하고 일을 하면서 이 일이 매력적이고 좋았지만 그렇다고 정말 내 인생을 바칠 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임원이 되려면 첫 번째 조건 중의 하나가 자기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해야 합니다. 혹자는 임원이 다른 것(빽, 라인 뭐 이런 것요)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하는 직업, 일, 분야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임원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4.

네 번째 이유는 가정 대신 회사와 일을 선택하기 싫었습니다.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임원을 달려면 회사와 일을 위해 뼈를 갈아야 합니다. 물론 아주 소수의 분들은 회사(일)와 가정(가족)을 모두 잘 챙기는 분들도 있지만요. 주위에서 임원 되신 분 한번 보세요. 워라밸 잘 유지하면서 임원 되신 분 몇 분이나 있는지요? 그리고 그분들, 가정(가족)과 회사 중에서 꼭 하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떤 결정을 하는지요?


저는 임원을 위해서 가족(가정)을 등한시하고 살 수는 없는 스톼일입니다. 물론 둘 다 잘하면 되겠지만 저는 저를 잘 압니다. 두 마리 토끼 못 잡는다는 것을요. 그래서 쿨하게 회사와 일 대신, 가정과 가족을 선택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요. 이것이 늘작가가 임원의 길을 가지 않은(못한) 이유입니다.


혹시 오해 하실까봐. 저는 임원은 되지 못했지만 임원 되신 분들 대단하고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임원의 길'을 꾸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향해 도전하는 것 또한 멋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회사에서 임원의 꿈을 버렸는데, 회사 계속 다닐 수 있었나고요?  넵, 다닐 수 있지요. 회사가 임원만 목표로 하는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곳 아닙니다. 회사에서 임원 될 가능성이 몇 프로인 줄 아세요? 많아야 2~3%입니다. 그럼 이외 97~98%는 회사 사표 내어야 하나요? ^^


저는 회사에서 임원 대신 다른 꿈을 찾았습니다.


젖은 낙엽 전법
끝까지 다니자
@ 출처 : istock


회사원의 꿈은 임원인데, 차장 시절에 벌써 그 꿈을 버리고 이 꿈을 다시 목표로 했습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 개래블(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에 사는 회사 OB 후배(지금은 회사 사장) 만나 아파트 카페에서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면서 그 후배가 그러데요. "선배님. 기억나세요? 선배님이 해외 주재원 귀임 후, 2009년인가 2010년인가, 그 무렵 저와 저녁에 술 한잔 하면서 하신 이야기요."  늘~ : "뭔데, 내가 무슨 말했지?". 후배 : "오늘 이야기하신 이 이야기요. 젖은 낙엽 전법으로 회사 정년까지 다니겠다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때는 설마 했는데, 이 어려운 것을 이제 해 내시겠네요.ㅎ"




하나를 버리면 하나를 얻나요? 임원의 꿈을 버렸는데 오히려 회사 생활은 더 행복했습니다.


더 행복해진 이유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일단 회사 내에서 나를 경쟁자로 아무도 여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일부러 회사 내에 소문 내고 다녔어요. ㅎ


그리고 저의 직속 회사 임원/상사들도 나를 임원 승진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잘 델꼬 다녔습니다. (제가 미리 다 이야기를 했었어요) 참고로 저는 제가 모셨던 두 분이 이 회사 CEO 되셨어요. 그리고 100% 제가 모셨던 임원분들 모두 승진했습니다.  작년 연말 제가 팀원이었는데도 모셨던 임원분 승진하셨다능. ㅋㅋㅋ 정말입니다. 회사 내 소문..."늘 작가 델꼬 다니면 사장이나 고위 임원 된다더라...ㅋㅋㅋ...진짜입니다" (제가 퍼뜨린 점도 당근 있꼬요^^)


그렇다고 대충대충 회사 생활한 것 아닙니다. 더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고 퍼포먼스를 내었습니다. 임원만 포기한 것이지 고과 = 연봉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임원 달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더 열심히 일한 것이 기특해서인지,  고과도 임원 포기한 후 더 잘 나왔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워크와 라이프 중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는 회사를 선택했었지만(덕분에 해외여행 가족과 못 간 경우도 있었어요 ㅎ) 항상 가정과 가족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에 부동산과 재테크 공부하고 2021년 5월에는 브런치 작가까지 되어서 이렇게 글을 적고 있네요. ㅎ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판단을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만약 그때 임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회사 다녔다면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었을까요? 지금 제가 늘작가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제가 당시 제2 인생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못했지만 이렇게 회사 내에서 노선을 일찍 확실하게 정한 것이 지금 나의 주춧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
일체유심조


직장에서 임원만이 꽃인 것은 아닙니다. 각자 본인에 맞게 길을 걸어가면 될 것입니다. 단 그 길은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후 좌고우면 없이 걸어가야겠지요.


이 글 읽으시는 직장인 후배님들(저보다 선배는 없을 것 같네요) 파이팅입니다!


근로자의 날 다음 날

늘~작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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