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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바람 Nov 08. 2023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묻는다

<글쓰기강좌 8th과제- 칼럼>

당신은 누구를 위한 수장인가. 또한 교육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현재 그는 윤정부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다. 그는 십여 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기술부 장관직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공교육에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최초 도입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교육의 질을 어떻게 숫자놀음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여 그 당시 교사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결국 교육은 수치화되었다. 



  이는 교사들 간의 불화를 야기하였으며 조직 내 분열을 불러왔다. 교사들의 업무실적을 토대로 이뤄지는 교원평가는 결국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을 쪼개어 이들을 줄 세우고, 성과급이라는 명목으로 급여를 차등지급하고 있으며 급간 금액은 초기 도입 시보다 오히려 커져있는 상황이다. 암암리에 교사들 간 균등분배가 이루어지기도 하나 이는 공문상 금지사항으로 일선학교의 교감 교장들은 개입을 원치 않는다. 눈에 당장 나타나지도 않는 교육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합당한 지 묻고 싶다. 현재 교원평가는 교사 본연의 자질인 교육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눈에 보이는 업무능력 평가에 국한한다. 당장 옆교실에서 무슨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지도하는지도 모르는데 서로를 평가하는 동료평가 또한 어불성설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사리분별도 안 되는 미숙한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익명으로 표현하는 바람에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전락하였다.  예로 작년 11월  세종시에서는 교원평가 서술식 답변지에 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하는 표현을  사건이 있었다. 보호받았어야  피해자인 교사는 심지어 세종시교육청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으며 그 복합적인 충격으로 결국  교사직을 그만두었다. 피해교사는 올여름 교사집회에서 눈물로 호소하며 교육현장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였다. 교육부는 소속 직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기관이며 교육청의 상급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보다시피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교원평가는 교권 실추의 한 축을 담당했다. 교원평가 도입 후 교직은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직으로 전락하였고 교사들의 사기는 저하되었다. 학부모들은 교사를 평가대상으로 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자녀의 말만 듣고 얼굴도 보지 않은 교과 교사를 평가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평가조차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다. 교사의 따뜻한 한마디가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데 그것은 무엇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023년도 교원평가는 유예로 보도되었는데  평가를 할 상황도 아니면서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선심 쓰듯 행세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올해 나이스 4세대를  도입하였으나 불안정적인 시스템 때문에 학생부 자료가 여러 번 사라져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을 바보로 아는 것인가. 당신들의 무능을 인정하라. 준비도 안 된 나이스 4세대로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고선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부는 대체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올해 교원평가는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 맞다.



  전형적인 경제학자의 코스를 밟았던 이주호 장관은 겉은 교육전문가로 변신한 듯 보이나 그가 하는 정책들을 보면 교육에도 경제적 잣대를 들이 밀고 있다. 현재는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을 추진 중인 그에게 고하고 싶다.

교사들을 평가하기에 앞서 오히려 교육부가 평가받아야 한다. 당신들은 대체 무얼 했는가. 수많은 교사들이 죽어가는 동안, 그리고 그 민낯이 온천하에 드러난 뒤에도 달라진 게 무엇이란 말인가. 교사들을 아동학대 고소로부터 보호하기는커녕 이 와중에 뽑아 든 늘봄정책이나 유보통합도 수요와 공급의 경제적 논리로 대변되는 또 하나의 교원평가일 뿐이다. 학부모만 탓할게 아니라 교육부가 공범이었다. 현재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한민국 공교육을 살리려거든 교육부가 먼저 정신 차려야 한다.



  우리 교육현장은 일본의 10년 전과 똑 닮은 모습이다. 학교폭력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도 그랬고 몬스터페어런츠들로 인해 교사들이 자살하는 현재도 그렇다. 지금 일본의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고강도 업무에 박봉으로 교사는 기피직업이 되었다.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대한민국 교사들 사이에서 오가는 걸 보면 일본처럼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작열하는 여름, 폭염주의보가 내린 그 여름날 오후 아스팔트 위에 앉아있는 교사들을 보았는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그뿐이다. 그 뜨거움은 그들의 마음이고 열정이다. 교육부는 그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 바란다. 그들의 뜨거운 마음이 식어버린 대한민국 교육에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그들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이며 이는 곧 우리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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